가천대 길병원, '꿈의 암 치료기' 임상1상 완료

가천대 길병원은 자체 개발한 붕소중성자포획치료기(A-BNCT) 임상 1상을 마무리하고,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했다고 24일 밝혔다.

A-BNCT는 붕소화합물을 체내 주입 후 붕소를 섭취한 종양세포에 중성자를 조사해 핵반응을 일으켜 종양세포만 사멸시키는 치료법이다. 치료과정에서 정상세포는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고, 종양이나 재발암 혹은 수술적 절제가 어려운 침윤성 암 등 기존 방법으로는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도 치료 가능해 '꿈의 치료기'로 불린다.

BNCT 치료 전후 비교 사진
BNCT 치료 전후 비교 사진

특히 여러 차례 반복해야 하는 기타 방사선 치료와 달리 단 1회로 치료가 완료된다. 국내에서는 가천대 길병원이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다원메닥스 등과 공동 개발해 임상시험 중에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악성 종양인 교모세포종 환자 6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했다. 임상 1상은 지난 2022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치료받은 환자 6명 중 2명은 매우 좋은 경과를 보이고 있으며, 2명은 기존 치료와 비슷한 컨디션을 보이고 있고, 2명은 추적기간이 짧아 기존 치료와 비교가 어려운 상태이다.

임상대상자들이 모두 재발한 교모세포종 환자임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치료성과라는 게 병원측 설명이다. 첫 번째 임상 환자가 18개월째 건강이 양호한 상태로 일상을 보내고 있고, 대부분의 환자가 기존 치료방법에 대비해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난치성종양인 교모세포종의 근본적 치료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태이다.

교모세포종은 신경상피종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교세포종의 42%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악성 뇌종양 중 가장 흔한 종양이다. 종양의 증식 속도가 빠르고 주변 뇌 조직으로 침투해 자라기 때문에 치료가 매우 어렵다.

이런 특성으로 국내 교모세포종 환자들의 1, 2, 3, 5년 생존율은 각각 47.2%, 20.0%, 13.0%, 8.9%에 불과하다. 중간 생존기간이 14개월이며, 10년 생존율은 5.3%인 난치암이다. 국내에서는 2023년 총 1962건의 새로운 교모세포종 환자가 진단됐다.

김우경 병원장은 “악성 뇌종양 중에서도 가장 예후가 나쁜 교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해 의미가 깊다”며 “가천대 길병원은 우수한 기술력으로 BNCT 분야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의료기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임상을 총괄하고 있는 이기택 신경외과 교수는 지난 6월 24일부터 28일까지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진행된 '제20회 국제 중성자포획치료 학술대회'에서 임상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