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바이오기업 지분을 조건부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첨단 세포 배양 기술을 확보, 백신 공정 최적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바이오기업 선플라워에 2백만달러(약 27억8000만원)를 투자하는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SAFE는 현재 기업가치 산정이 어려운 초기 스타트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향후 요건을 갖춘 후속 투자가 있을 때 약정된 조건대로 지분 비율을 결정하는 인수 방식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조기 투자 방식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국내에도 2020년 도입됐다.
2018년 설립된 선플라워는 항원, 항체 등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 제조 기술인 '효모 배양 시스템'을 개발한 바이오기업이다. 이 시스템은 백신 공정을 간소화해 기간을 단축하는 등 백신 개발 및 생산의 효율성을 높여 제조 단가를 낮춰주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항체, 항원, 효소, 사이토카인, 호르몬 등 다양한 미생물들을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율로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한 소규모 관류식 배양에 독자 기술을 보유한다.
선플라워는 이 같은 자체 기술들을 활용해 빌&멜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다수의 연구과제에 대한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다. 미국 국방부 등 정부 기관, 글로벌 빅파마, MIT 등 대학 및 연구기관과도 협력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SAFE 투자로 선플라워의 기술을 활용한 백신 공정 최적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 안동 L하우스의 백신 공정에 선플라워의 효모 배양 시스템을 도입하면 기존 대비 최대 7.7배의 수율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확인했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도즈당 88.7% 수준으로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선플라워의 기업공개(IPO), 제3자 인수합병 시 투자 가치를 극대화함은 물론 양사의 기술적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백신은 다양한 감염병이 인류를 위협하는 시대에 안전을 지키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열쇠”라며 “선플라워와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효과적이고 안전하며 비용 효율적인 백신을 지속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세계 보건 수호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백신 위탁생산 글로벌 톱10 수준의 독일 기업 IDT 바이오로지카의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을 맺는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