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냉매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냉매로 물을 쓰는 냉각기술이 국내 최초 개발됐다. 기존 화학 냉매보다 저렴한데다, 친환경 냉매를 적용할 수 있어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전망이다.
물 냉매 냉각 시스템은 독일과 일본 등 선진국 중심으로만 개발됐던 기술로, 이번 국내 개발로 국가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류석현)은 김정철 히트펌프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이 이런 친환경 물 냉매 냉각 시스템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기계연은 기존 합성 냉매를 사용하는 압축기와는 다르게 물을 냉매로 사용할 수 있는 원심식 압축기와 증발기, 응축기를 개발했다.
물을 냉매로 사용하기 위해 냉각 시스템 증발기 내부를 7도 이하로, 응축기 내부를 35도 이상으로 유지했고, 시스템 내부는 진공 상태를 유지했다.
또 전열관(두 유체 사이 열 전달 장치)을 기존과 다르게 선정·배치하고, 시스템도 압축하기 어려운 물의 특성에 맞게 설계했다. 기존 시스템과 기능은 유지하면서 냉각 과정에서 물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개발한 냉각 시스템은 기존 냉매 대비 단가가 최대 100배까지 낮은 물을 냉매로 사용할 수 있어 냉각 시스템 유지 보수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열을 효율적으로 흡수하고 방출할 수 있어, 기존 냉매와 같은 냉각 효과를 내면서도 에너지 소비량을 줄일 수 있어 전기 사용료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
김정철 선임연구원은 “선진국 중심으로 개발됐던 물 냉매 산업용 냉각기·히트펌프 시스템을 국내에서 개발한 첫 번째 사례”라며 “친환경 냉각기·히트펌프 기술 개발이 꾸준히 요구되는 국제 추세에 따라, 국내에서도 관련 기술이 체계적으로 개발되고 상용화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원 '350킬로와트(㎾)급 자연냉매(R-718) 적용 압축식 냉각 기술 개발' 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