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를 100%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글로벌 안전인증기관의 열 폭주 화재 전이 안전성 시험 기준을 충족하고 상용화 단계를 밟고 있어 침체된 ESS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ESS 전문기업 인셀(대표 정창권)은 지난 3년간의 연구 끝에 ESS 화재에 100% 안심할 수 있는 액침 탱크 방식의 '화재 없는(Fire Free) ESS(제품명 exCube)' 개발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실증 테스트를 실시하고 최근 특허 출원했다고 28일 밝혔다.
ESS 화재는 리튬이온 전지셀에 내·외적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열폭주가 발생하고 열폭주가 주변 셀에 전이되면서 확산한다. 대부분의 타사 소화방식은 열폭주를 감지한 뒤 컨트롤러를 통해 물이나 소화제를 분사해 화재를 진압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소화 장치 오작동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소화 실패 가능성도 높다.
지난 21년간 리튬이온 배터리 솔루션을 개발·공급해온 인셀이 개발에 성공한 exCube는 배터리셀이 항상 소화액제에 잠겨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exCube는 절연냉각유를 채운 탱크에 배터리 모듈을 100% 액침시켜 운전하는 방식으로 기존 제품보다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화재 안전성이다. 100% 액침방식은 전기차 배터리 화재 시 수조에 전기차를 통째로 담가 소화하는 것처럼 배터리 모듈이 절연냉각유에 잠겨 있으면 배터리 셀에 열폭주가 발생하더라도 질식과 냉각이 동시에 작용해 소화된다. 특히 인접 셀로의 화재전이도 차단돼 100% 화재 없는ESS를 실현할 수 있다.
냉각 측면에서도 차별화된 기술로 기존 업체들은 배터리 충·방전시 발생하는 열을 냉각플레이트를 통해 간접 방식으로 냉각하지만 인셀의 액침방식은 절연냉각유 속에서 100% 직접 냉각으로 균일하면서 뛰어난 냉각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배터리의 수명 향상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또 제조 공정에서 ESS 인클로저에 모듈을 장착해 현장에서 별도의 설치 작업이 필요하지 않다. 설치기간과 설치비용은 물론 유지보수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으며 2중 외함구조로 고온 다습하거나 염해·혹한지역 등 다양한 외부 기후환경 대응도 탁월하다.
인셀은 에너지국제공동연구과제인 '열대기후 대응형 고효율 다기능 ESS용 배터리 개발' 과제 일환으로 액침 방식의 ESS를 개발했다. 국가공인 인증시험기관에서 배터리 열폭주 시험을 수차례 실시한 결과 100% 소화 능력을 확인했으며 최근 강화된 미국의 화재전이시험(UL9540A)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창권 인셀 대표는 “액침냉각 기술을 기반으로 전력관리용과 상업용·산업용, 주거·도심지역 전기차 급속충전소용 등 다양한 ESS를 개발해 국내외에 공급할 계획”이라며 “올해 하반기 동남아시아 국가에 설치해 고온 다습한 지역에서의 성능도 추가로 실증할 예정이며 일본과 미국 ESS업체와 양산공급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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