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배의 AI 레볼루션] 전자 문서관리의 진화 'AI 문서관리'

이경배 연세대·성균관대 겸임교수
이경배 연세대·성균관대 겸임교수

세상이 발전하고 복잡해지면서 우리는 더 많은 정보와 마주친다. 모든 것을 기억에만 의존할 수 없고, 향후에 활용하거나 공유하기 위해 기록으로 남겨 놓는다. 가장 쉬운 방법은 메모나 자료 형식이다. 격식을 갖추면 서류가 된다.

메모는 창의적인 생각이나 집단지성을 모을 수 있는 단순하면서도 유용한 방법이다. 하지만 생각나는 대로 적어둔 메모지가 많으면 찾는데 시간이 허비된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메모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사용하면 편리하게 메모를 작성하고 활용할 수 있다. 프로젝트나 브레인스토밍 시 메모를 공유하는 '포스트잇'도 앱을 이용하면 컴퓨터를 통해 작성, 보관, 공유가 가능하다.

업무용 자료나 서류는 공유하거나 찾아보기 편하게 분류 방법을 정하고 문서 대장을 만들어 캐비닛에 보관한다. 한단계 발전해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을 구축했으나 제대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로는 중요 문서는 보관이나 공유를 꺼려해 입력을 하지 않으니 정작 문서관리시스템에 들어 가면 참조할 만한 주요 문서가 없다. 가벼운 메모나 아이디어 자료는 보관 가치가 없어 문서관리시스템에 입력조차 안 한다. 문서를 조회할 권한을 일일이 부여하고, 키워드를 일일이 입력하다 보니 문서 입력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 사용을 꺼린다. 조직 개편이 되면 문서를 나누고 정리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한다.

최근 이러한 문서관리시스템의 단점을 개선하고 인공지능(AI) 기능을 활용한 가벼우면서도 강력한 'AI 문서관리' 솔루션들이 등장했다. 주요 기능을 보면 첫째, 기록하기 쉽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작성 된 메모, 문서, 음성, 영상물의 제목이나 본문 내용이 자동으로 색인(인덱스)돼 디지털 페이지로 저장된다. 중복 저장을 방지하고 공동 작업이 가능하다. 둘째, 찾기 쉽다. 키워드를 입력하면 그와 연관된 메모, 문서, 영상 등 모든 기록물이 일시에 검색된다. AI를 활용한 의미 기반 검색을 하면 유사한 자료까지 찾아 준다. 셋째, 표준화가 쉽다. 자주 사용하는 서식이나 형식을 양식으로 등록하면 입력이 용이하다. 넷째, 로깅이 쉽다. 작성된 시간, 위치, 사용 시간 등이 자동으로 로깅되고 암호화돼 자료의 신뢰와 보안을 높인다. 다섯째, 사용하기 쉽다. 챗GPT의 프롬프트에서 대화 하듯이 사용한다.

활용 사례로는 영업일지 작성, 영업활동 관리 등 고객관계관리(CRM) 업무에 적용하면 현장에서는 간단한 메모 입력만 하면 된다. 본사에서는 프롬프트에 키워드만 입력하면 원하는 영업현장 관리와 집계를 용이하게 할 수 있어 고객관리, 회원관리 등에 유용하다. 아이디어나 자료조사, 보고서 내용을 무작위로 입력해 놓아도 프롬프트에 원하는 내용을 입력하면 AI 기반 검색을 통해 연관된 모든 기록물을 검색해 볼 수 있다.

'고객을 가장 많이 만난 영업사원 순으로 나열해 줘' '이 장소에서 만난 사람은 누가 있지' '지난 한달 간 AI 동향에 대해 메모한 것 정리해 줘' '신제품과 관련한 아이디어나 보고서를 부서별로 정리해 줘' '이번주에 할 일과 일정을 시간 순으로 알려 줘'와 같이 문서관리시스템을 생성형 AI 처럼 쉽게 사용하면 된다.

기업에서는 AI를 적극 활용하려 하지만 많은 투자와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그에 상응하는 투자 수익률(ROI)가 나오지 않아 머뭇거리는 사례가 많다. 문서는 AI가 가장 좋아하는 데이터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메모나 문서들은 별 다른 노력 없이도 AI를 활용하여 큰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우선적으로 고려해 보자.

이경배 연세대·성균관대 겸임교수 kb.lee@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