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MOREH)는 인공지능(AI) 인프라 전문 소프트웨어(SW)기업이다. 거대언어모델(LLM) 개발과 사업화에 필수적 솔루션을 개발한다.
2020년 9월 설립된 모레의 조강원 대표와 초기 핵심 인력은 토종 슈퍼컴퓨터 '천둥'을 개발한 서울대 매니코어프로그래밍연구단 출신들이다. 초대규모 클러스터 솔루션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 연구개발(R&D)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모레는 GPT와 같은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 운영하는 데 있어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도록 해준다.
현재 AI 칩 시장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AI 서비스와 솔루션도 대부분 엔비디아의 SW 프로그래밍 플랫폼 '쿠다'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모레는 AI 라이브러리와 컴파일러를 포함해 엔비디아 쿠다가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풀스택 솔루션을 제공한다.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모아이(MoAI)'가 대표적이다.
모레는 창업 초기부터 GPU 자원의 효율적 사용과 클러스터링 SW 최적화 기술로 주목 받았다. 클러스터에서 GPU 개수가 늘어날 때 발생하는 문제를 자동화해 해결하고, GPU 자원을 유연하게 할당해 비용 절감하고 성능을 최적화는 데 성공했다.
창업 초기인 2021년부터 KT와 전략적 협업을 통해 AI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했다. 현재 모레의 SW는 AMD 인스팅트(Instinct) GPU와 함께 KT의 AI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이라는 상품명으로 상용 서비스 중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에 맞춤형 기능을 제공하고, 성능에 있어서도 엔비디아의 GPU 서버와 대등하거나 오히려 더 뛰어난 부분도 있다는 게 모레 측 설명이다.
이러한 역량을 인정 받아 지난해 10월 KT를 비롯해 AMD 등 주요 반도체·AI 분야 기업으로부터 2200만 달러 규모 시리즈B 라운드 투자를 받았다.
엔비디아 '쿠다'의 대안을 넘어, 아시아 시장에서의 독보적 AI 인프라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터뷰〉 조강원 모레 대표 “엔비디아 뛰어넘는 유니버셜 AI 플랫폼 목표”
조강원 모레 대표는 슈퍼컴퓨터 '천둥' 개발 당시의 DNA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우리 손으로 개발한 슈퍼컴퓨터가 세계 톱500(2012년 당시 276위)이 처음인데, 대학 연구실 형편상 당시 가장 싼 컨슈머급 GPU를 가지고 개발했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과였습니다.”
어려운 대학 연구실 환경에서도 구축비용과 전력효율을 극대화하며 SW 최적화에 집중했던 역량은 그대로 스타트업 창업으로 이어졌고, AI 시대가 열리면서 꽃을 피웠다. 엔비디아 GPU 공급 대란이 계속되고, GPU를 활용한 AI 모델 개발·이용에 대한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조 대표는 “단순히 쿠다를 대체한다는 목표만 가지고 있으면 역량을 극대화할 수 없다”며 “우리는 더 잘해야 하고, 어떤 면에서 쿠다가 못하는 부분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모레의 솔루션은 AI 개발·운영에선 더 나은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레가 자체 LLM을 개발하고 이를 허깅페이스 등을 통해 공개한 것도 AI 개발·이용 역량을 보여주기 위함이 컸다.
모레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 글로벌로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조 대표는 “다양한 하드웨어(HW) 옵션을 지원하는 유니버셜 플랫폼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