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터널이나 지하고속도로에서 내비게이션이 작동되지 않아 길을 헤메는 불편이 해소된다.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이 세계 최초로 'GPS 정보제공시스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지하고속도로가 늘고 자율주행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는 만큼 기술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은 'GPS 신호생성시스템'과 '위성과 GPS 중계기간 시간 동기화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지난 23일 특허를 등록했다.
그 동안 터널이나 지하 고속도로에서는 내비게이션이 작동하지 않거나 자율주행자동차를 운행하기 어려웠다. GPS는 하늘이 보이는 곳에서만 작동하는 원리로 터널에 진입하면 GPS통신 음영구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GPS는 약 2만2000㎞ 떨어진 우주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 신호의 발신 시각과 수신 시각을 정밀하게 동기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공위성에서 나오는 신호가 막히면 시각 동기화가 끊어지면서 수신기의 위치 파악 기능에 장애가 생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호 단절 직전까지 대상체 이동 속도 등을 토대로 위치를 추정해 주는 맵(지도) 매칭 기술 등 다양한 대체 솔루션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기존 대체 솔루션들은 위성 신호가 그대로 이어지는 성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 일부 대체 솔루션은 전용 하드웨어를 새롭게 설치하거나 전체 시스템을 바꿔야 해 범용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GPS 음영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는 '킬러 솔루션'은 되지 못한 셈이다.
지하고속도로에서 분기점이나 합류점의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때 받지 못하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또 자율주행을 위해선 위성과 중계기간 실시간 동기화가 필요한데 현재는 시간 오차가 있어 정확한 데이터 송수신이 불가능했다. 특히 자율자동차 기술 4단계나 5단계로 넘어가려면 GPS음영구간 해결이 필수적이다.
도교원은 GPS 음영구간을 개선하기 위해 가상 위성 기능을 하는 GPS정보제공 시스템을 개발했다. GPS 정보제공시스템은 하드웨어 교체 없이 소프트웨어 수정만으로 성능을 높이는 SDR 보드 기반이다.
중계기(GPS신호발생기)를 터널 내부에 50m 간격으로 설치해 정밀한 시각 동기화(10-9초 이내, 나노초)를 구현한다. 인공위성에서 받는 신호와 거의 차이가 없는 신호를 지하공간에 만드는 방식이다.
도교원과 주관부서인 ITS처는 지난해 10월 수도권제1순환선 수리·수암 터널에 시스템을 구축하고 검증·시험을 실시, 완료했다. 핵심기술 특허를 등록했고 상세 기술 특허도 출원한 상태다. 도교원은 연내 시스템 표준을 만들고 확대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원우 도교원 수석연구원은 “GPS 정보제공시스템을 활용하면 점점 더 복잡해지는 터널이나 대심도도로에서도 운전자에게 정확한 위치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사고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고 원활한 대처가 가능해진다”며 “또한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에는 GPS 활용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