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연내 최대 1조원 규모 자본성 증권(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선제적인 자본관리를 통해 건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향후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까지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교보생명은 이사회를 열고 5000억원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향후엔 신종자본증권을 포함해 최대 1조원까지 자본확충을 진행하며, 시장금리 상황 등을 고려해 분할해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은 갚아야 할 빚이지만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길고, 차환을 조건으로 발행되는 특성 탓에 소위 영구채로 불린다. 자본적 성격을 갖추고 있어 보험업법상 일부를 자본으로 인정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대규모 채권 발행을 추진하는 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따른 자본변동성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다. 한발 앞선 자본관리를 통해 강화되는 재무건전성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국내 보험사 건전성 수치가 하락하면서 자본관리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올 1분기 보험사 경과조치 전 평균 지급여력비율(K-ICS·킥스비율)은 206.6%로 전분기 대비 7.4%p 하락했다.
특히 생명보험사의 경우 평균 킥스비율이 200.0%로 전분기보다 8.6%p 악화된 상태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은 193.8%에서 175.8%까지 18.0%p 떨어져 업계 평균보다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교보생명 가용자본을 기준으로 최대 금액인 1조원 자본확충을 가정해 보면, 지급여력금액이 13조8489억원에서 14조8489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 단순 계산시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은 188.4%까지 기존보다 10%p 이상 개선될 전망이다.
이번 자본확충 계획이 완료되면 향후 사업 확대를 위한 자본 여력도 충분히 보유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교보생명은 앞서 지난주 이사회에서 헬스케어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에선 △자회사 설립 배경 및 기대효과 △비즈니스 모델 △자회사 설립 추진계획 등이 논의됐다. 교보생명은 연말까지 자본금 100%를 출자해 설립을 완료할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고령화와 생활습관 변화 등 건강한 삶에 대한 고객 니즈가 증가함에 따라 선제적인 대응 차원에서 헬스케어 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킥스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다.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보험업법상 최소치는 100%다. 킥스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건 해지 등으로 보험금 청구가 몰렸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온전히 지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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