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가 99만원대 폴더블 스마트폰 '레이저 50 울트라'를 국내에 선보인다. 경쟁 제품인 갤럭시Z플립6의 국내 사전 판매량이 저조한 가운데 모토로라가 고성능·저비용을 앞세워 한국에서 재기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다음달부터 신규 폴더블폰 '레이저 50 울트라'의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현재 국내 이동통사업자와 판매 시기를 조율 중이다. 늦어도 내달 초까지는 출시 일정을 확정하고 프모로션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출고가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99만원이다. 전작(레이저40 울트라) 출고가 129만9000원(256GB)은 물론 본토인 미국 출고가(999달러·약 138만원)보다 낮다. 경쟁 제품인 삼성 갤럭시Z플립6(256GB·148만5000원)과 비교하면 48만원 가량 저렴하다.
이통사 공시지원금에 유통업체 등의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이 더해질 경우 실제 구매가는 더 낮아질 전망이다. 실제 앞서 KT에서 단독 출시한 '모토로라 엣지 40 네오'(34만9800원)는 이같은 방식으로 0원에 구매 가능했다.
모토로라 레이저 50 울트라는 구글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Gemini)'가 탑재된 첫 번째 폴더블폰이다. 내부뿐 아니라 외부 화면에서도 구글 제미나이를 호출해 글쓰기·검색 등 일상 작업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회사 자체 AI 모델인 '모토 AI'와 제미나이를 결합해 텍스트 기반 이미지 생성 기능 '매직 캔버스', 이미지에 맞는 배경화면을 생성해 주는 '스타일 싱크', 사진을 이모티콘·스티커로 바꿔주는 '포토모지', 메시지를 문맥에 맞게 제안해 주는 '매직 컴포즈' 등을 지원한다.
출고가는 갤럭시Z플립6보다 저렴하지만 성능은 뒤처지지 않는다. 플립형 제품의 특징인 외부 화면은 갤럭시Z플립6(3.4인치)보다 0.6인치 넓은 크기를 갖추는 등 일부 스펙에서는 오히려 우위를 점한다. 후면 카메라는 5000만 화소 카메라를, 전면 카메라는 3200만화소를 탑재했다. 배터리는 45W 유선·15W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4000mAh 배터리가 들어간다. 스마트폰 성능을 결정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 스냅드래곤 8s 3세대가 채택됐다.
모토로라가 신규 폴더블폰 출고가를 대폭 낮춰 출시하는 만큼, 제품 성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갤럭시Z플립6의 출시로 폴더블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지만, 이 제품의 초기 판매 성과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갤럭시Z플립6는 역대 삼성 폴더블 폰 중 가장 높은 완성도를 갖춘 제품이면서도 가장 비싼 제품이다. 비싼 출고가 때문에 사전 판매량이 저조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Z폴드6·Z플립6의 국내 사전 판매량은 최종 91만대다. 이는 전작(102만대)보다 11만대 줄어든 수준이자 역대 폴더블 폰 사전 판매량 중 최저치다. 모토로라는 레이저 50 울트라의 고성능을 강조하면서도 저가인 점을 강조해 프로모션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외산폰의 한계를 재현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간편 결제서비스 등 생활 기능이 빠진 채로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샤오미·모토로라·낫싱 등 외산폰의 시장 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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