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칼럼] 티몬 사태와 블록체인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2024년 7월 티몬과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인해 전자상거래 업계의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

티몬과 위메프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미지급금을 남겨두었고, 판매자들은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환불을 요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일반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정산 기간이 구매 확정 후 1~3일인 것에 비해, 티몬과 위메프는 구매 후 최대 60일 후 판매 대금을 정산했으며, 이로 인해 판매자들의 피해 규모가 증가했다. 특히 소규모 판매자들은 정산 지연으로 인해 심각한 재정적 타격을 입었다.

소비자들은 정산 문제로 인해 상품권 사용이 제한되거나 환불이 지연됐다. 정산 지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소비자 불만을 키웠고, 티몬 재정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 또 티몬과 위메프는 판매 대금을 유용하거나 수익 창출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등의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러한 불투명한 재정 운영은 기업 신뢰성을 크게 훼손할 뿐 아니라, 전자상거래 업계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티몬 사태는 전자상거래 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으며,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제안한다. 블록체인을 도입하면 전자상거래 플랫폼 투명성과 신뢰성을 강화해 향후 유사한 사태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를 분산원장에 기록해 투명성을 확보하며, 모든 판매 대금의 흐름을 명확하게 추적할 수 있다. 판매 대금 유용이나 부정행위를 방지할 수 있으며, 각 거래가 변경 불가능한 기록으로 남아 모두에게 공유되기 때문에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또 소비자들이 기업 정산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어, 플랫폼 리스크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인 기업이라면 정산 프로세스가 기업 내부에서만 작동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판매자 및 소비자들은 이를 알 수 없다. 그러나 블록체인 상에서는 기업 프로세스를 판매자와 고객이 실시간 파악할 수 있어 빠르게 이를 탐지하고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스마트 계약은 판매 대금 정산을 자동화할 수 있으며, 판매가 이루어지면 자동으로 대금을 정산해 정산 지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기업이 정산을 실행하지 않더라도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입금부터 발송, 도착, 정산 또는 환불까지 프로세스가 자동으로 실행될 수 있다. 판매자들은 제때 대금을 받을 수 있고, 소비자들도 물건에 이상이 있거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환불 절차가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에스크로 시스템을 도입하면, 판매 대금을 제3의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 보관하고 일정 조건이 충족될 때만 지급되도록 할 수 있다. 이는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보증을 제공, 거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환불 절차를 자동화하고 투명하게 관리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투명성, 신뢰성, 효율성을 모두 갖춘 기술로 전자상거래 플랫폼 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세스들의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고객 및 이해관계자와의 신뢰 관계를 강화할 수 있으며, 기업은 운영의 투명성을 높여 더욱 견고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정부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양한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고, 새로운 기술을 통해 보다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환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제도적 장치를 통해 소비자들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더해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는 현재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고려하는 것을 권한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법적인 근거를 차근차근 준비해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도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도 블록체인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블록체인의 산업 도입은 전자상거래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신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