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한 지 벌써 2년이 되어가는 사실에 감회가 새롭다. 취임 전 바라봤던 진흥원의 모습보다 실제 안에서는 훨씬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이에 진흥원이 하는 일들을 많이 알려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진흥원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원장 직속 TF를 구성해 사업과 조직에 대한 전반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등 조직 내실화 강화를 위해 힘써왔다.
특히 지난 2년 간은 지역경제, 산업 발전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을 통해 많은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왔으며, 용인이 반도체 중심 도시로서 위상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시정방침을 최우선으로 두고 신속하게 대응해 기업과 인재가 모여드는 핵심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
시 최초로 추진한 벤처창업투자펀드 조성을 큰 성과로 꼽을 수 있겠다. 지난해 시의 15억원 출자를 비롯해 모태펀드와 민간벤처투자기금 등 총 172억원 규모 창업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올해는 반도체와 첨단산업 분야 벤처창업기업 대상 투자유치가 본격화되는 시기다. 장기적으로 펀드 확대를 통해 공공, 기업, 민간투자 등 동시다발적인 이익구조로 선순환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그동안 나뉘어 있던 시와 진흥원의 기업 지원 사업을 일원화해 관리할 수 있도록 '용인기업지원시스템'을 운영해 기업이 사업 신청부터 각종 정보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1월 오픈 이후 현재까지 3166명의 기업인과 시민이 이용하는 등 시의 대표적인 기업지원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울러 '소공인·스타트업 허브' 조성을 통해 총 3곳에 분산 운영하던 메이커 시설을 허브로 통합 이전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허브는 민간임대주택 조성 사업자가 시에 기부한 시설이다. 진흥원은 메이커 공간 외에도 시스템반도체·인공지능(AI) 분야 산업과 관련 기업 육성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한다.
특히 대한무역투자진흥공단(KOTRA)의 디지털무역종합지원센터(deXter)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각 분야 전문기관을 유치해 지역 내 혁신 생태계 조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 40여년간 공직 생활을 통해 쌓은 경험과 네트워크가 진흥원 업무에도 큰 도움이 됐다. 업무 수행에 있어 직원들에게 강조해온 메시지는 △현장 중심 △협력과 소통 등이다.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기업인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시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신속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고자 했다. 40여년의 경험을 통한 전문성과 노하우, 그리고 직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실행력이 더해졌기 때문에 여러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용인시는 명실상부한 반도체 중심도시가 됐다. 시의 반도체산업 육성 의지와 이상일 시장의 발 빠른 움직임이 이제껏 유례없는 초대형 성과로 나타났다.
현재 시에는 국내외 손꼽히는 반도체 기업과 연구기관이 모여들고 있고, 이동·남사읍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과 원삼면 반도체클러스터, 삼성 미래연구단지 등에는 앞으로 관련 업체가 큰 규모로 유입 될 것으로 예상한다.
진흥원이 우선 해야 할 일은 반도체 관련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지역산업의 핵심이 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중소기업, 스타트업은 자생력이 약한 만큼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또 최근 조성한 '소공인·스타트업 허브'를 거점 삼아 반도체 소·부·장 국산화를 비롯한 기술개발부터 반도체 핵심인력 양성까지 발 빠른 대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허브에서 육성하게 될 스타트업은 자금지원뿐만 아니라 사업 역량 강화도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만큼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AC)를 허브에 입주시켜 △기업 △투자자 △공공 △전문가 등이 한 곳에 모이는 혁신의 중심지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허브 내 8월 개소를 앞둔 시스템반도체 설계지원센터는 ETRI와 공동 운영해 팹리스 및 패키징 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더불어 세계적인 기후 위기 영향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글로벌 관심사가 되면서 국내 산업계에도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이에 진흥원은 반도체 소·부·장 기업을 시작으로 글로벌 투자사와 EU가 요구하는 ESG 평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 마련과 지원도 병행할 예정이다.
진흥원의 고유 임무이자 가장 중요한 업무인 기업지원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캐치하고 신속하게 반영해야 한다. 사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은 자금 문제, 인력 부족 등 공통적인 어려움을 느끼고 있지만, 지자체나 기관에서 근본적으로 해결해주기가 어렵다.
하지만 진흥원은 수백개 기업을 만나고 교류해 공감대를 형성, 관계를 유지해 가고 있다.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진흥원을 자연스럽게 방문하고, 직원은 그런 기업 목소리를 경청하고 같이 고민한다.
비록 자금, 인력 등 고질적인 어려움을 완벽하게 해결해주지 못하지만 진흥원 담당 직원과 기업이 세세한 고민을 함께 나누며 '손톱 밑 가시' 같은 일들을 종종 해결할 때는 보람을 느낀다.
올해부터는 보다 더 효과적이고 전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시 규제혁신 TF에 참여해 여러 이해 관계자와 머리를 맞대고 있고, 한국경제인연합회 자문단과 협력해 기업 경영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사업을 신설하기도 했다.
아울러 반도체와 신산업을 중심으로 한 오픈랩 조성과 기술 실증, 전문인력양성 등 전 주기적인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경기도의 기회 경기 콘텐츠 리더스 아카데미 △자율주행 순찰 로봇 실증사업 등 산·학·연·관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국·도비 사업을 유치하는 등 올해는 이같은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데 역량을 모은다.
모든 일은 사람으로부터 시작되고, 그 시작에는 수십명의 진흥원 직원이 있다.
주어진 본연의 업무를 통해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진흥원을 잘 이끌어가는 것이 원장의 역할이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이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우선이고, 평소 직원들과 가까이 지내며 편안한 업무환경을 조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덕분에 진흥원 유튜브 등에 직원들과 많이 출연하게 되는 것 같다.
수십 년의 공직 생활을 이어오다 보니 이제는 거창한 운영 철학보다는 평소 신념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직원을 먼저 챙기고 존중하면서 직원 만족도가 높아질수록 그들은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그 결과는 기업과 시민을 위한 더 나은 서비스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긍정적인 순환이 운영 효율성과 대외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진흥원을 이끌고 있다.
공공기관 역할 측면에서 올해 기업과 함께 성장하며 나아가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진흥원의 고유임무인 산업진흥과 기업지원의 지속성장을 위해서 단년도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는 탈피하고 기술지원과 산업적 안목에 대한 전문성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8월 개소를 앞둔 '소공인·스타트업 허브'에 ETRI, KOTRA의 deXter, VC, AC 등 전문기관이 입주하면서 스타트업에 필요한 기술적 지원과 조언을 제공하게 되고, 곧 허브가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데 중요한 공간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원장의 자리에서 도덕적 품성과 성실한 태도를 잃지 않고 다 같이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진흥원을 만들어가겠다.
기업인과 시민이 있기에 진흥원이 성장할 수 있었다. 지역경제의 주축인 기업인은 도전과 혁신을 두려워하지 말고 언제든 진흥원의 문을 두드려 주길 바란다. 용인시민들께는 지속적인 관심과 따뜻한 응원을 부탁드린다.
용인=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