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은 인공지능기반 뇌발달질환 디지털의료기기 실증지원사업단(과기정통부-NIPA-대구시-DIP-KBRI-ETRI 협력사업) 허향숙 단장 연구팀이 김재익 UNIST 교수, 제리양 미국 UCSD 교수와의 국제공동연구로 도파민 유사체인 'CA140'라는 물질이 시냅스와 인지 기능을 향상시켜 알츠하이머 병증을 낮춘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31일 밝혔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은 뇌속에서 도파민 수용체로 알려진 'DRD1'과 'DRD2'가 정상인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발현된다. 환자에게 도파민 시스템을 조절하는 중요 약물인 도파민 전구체와 길항제를 투여하면 시냅스와 인지기능이 일부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향숙 단장팀은 2018년에 저분자 도파민 유사체인 'CA140'이 신경염증 및 초기 알츠하이머병 동물모델에서 뇌염증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국제 공동연구팀은 이번에 정상 동물과 알츠하이머병 동물모델을 활용, 도파민 유사체인 'CA140'이 인지·시냅스 및 알츠하이머 병증 조절 효능이 있으며, 하위 분자 기전도 규명했다.
알츠하이머병 동물모델에 'CA140'을 투여했더니 주요 병증인 아밀로이드베타 응집체와 타우 피브릴 형성이 억제되고, 대뇌피질과 해마에서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플라크 축적과 타우 과인산화가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또 대뇌피질과 해마에서 과활성화된 성상세포와 미아교세포의 신경염증이 회복되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또 인지장애 동물모델에도 'CA140'을 투여한 결과 대뇌피질과 해마에서 신경세포의 수상돌기 수가 증가했고, 시냅스 기능 손상이 회복되었으며, 동물모델의 인식 기억도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정상 동물모델에도 'CA140'를 투여하면 인식 기억이 향상하고, 신경세포 수가 증가했다.
허향숙 단장은 “이번 연구는 도파민 유사체가 파킨슨병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다양한 인지기능 장애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며, “향후 뇌신경질환 치료제 개발은 물론 실증사업단에서 개발하고 있는 디지털 의료기기와의 병용치료 기술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뇌연구원 이현주 선임연구원과 이하은 학생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신경염증저널(Journal of Neuroinflamma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