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원자로인 고온가스로 개발을 위한 민관협력 프로젝트가 본격화된다. 기술개발과 더불어 민간기업 참여를 통한 사업화를 동시에 추진해 무탄소 공정열 공급 확대와 이를 통한 시장공략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산업 공정열을 공급할 수 있는 고온가스로 민관협력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고 31일 밝혔다.
세계 주요국은 다양한 열 이용 산업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고온가스로 개발 및 실증을 적극 지원하는 추세다. 미국은 자국기업 엑스에너지(X-energy)의 고온가스로인 Xe-100을 도입하는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영국도 공정열 공급을 위해 민간기업과 영국국립원자력연구소가 고온가스로를 개발 중이다.
고온가스로는 냉각재로 물이 아닌 헬륨을 사용하는 비경수형 선진원자로다. 상용 대형원전은 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지만, 고온가스로는 섭씨 700~950도 열을 발생시켜 석유정제, 수소생산, 해수 담수화, 지역난방 등 고온열 활용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다.
또 고온가스로에 사용하는 핵연료는 세라믹으로 3중 코팅돼 섭씨 1600도 이상 고온에서도 안정적이고, 별도 냉각 시스템이나 물, 전원 없이 공기로 냉각이 가능한 안전성이 특징이다.
과기정통부는 그동안 기술 개발 투자를 통해 고온가스로 핵심 요소기술을 확보한 상태지만, 향후 고온가스로 수요를 만족하기 위해 정부 기술 역량과 민간 사업화 역량을 결집해 세계시장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관건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로 설계를 수행하며,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스마트파워가 플랜트 설계에 참여한다. 조기 상용화를 위해 SK에코플랜트와 롯데케미칼은 공정열 및 수소 신사업 창출과 수요처에 적합한 고온가스로 설계를 지원한다.
포스코이앤씨는 고온가스로를 활용해 포스코 그룹 철강산업과 연계한 신사업 창출을, SK에코플랜트는 고온가스로 열을 활용한 고효율 고온수전해 수소생산 사업화를, 롯데케미칼은 고온 증기를 활용한 석유화학산업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창선 과기정통부 공공융합연구정책관은 “차세대 원자로 적기 확보를 위한 로드맵, 대규모 한국형 차세대 원자로 기술개발·실증 프로젝트(K-ARDP) 등 다양한 정부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민간 참여를 지속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