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로봇은 인구감소에 따른 병력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며, 전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다. 그리고 전투원 생존성을 높일 수 있어 4차 산업혁명 기술 발전과 더불어 우리가 반드시 확보해야 할 전력 대상이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전에서 드론이 맹활약을 펼친 이후 관련 개발과 활용을 위한 주요국 노력이 강화됐다. 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서 드론이 자폭, 감시 및 정찰, 군수지원 등 전투 현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이 두 전쟁에서 그동안 주요국이 공개하기 꺼려 했던 지상 로봇 투입과 활용이 공개됐다. 러시아는 대전차 무기 또는 기관총을 탑재할 수 있는 지상 로봇을 투입했으며,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땅굴 위치를 파악하고 부비트랩을 무력화시키는 지상 로봇을 투입해 활용하고 있다.
화기를 탑재한 지상 로봇 전장 투입에 대한 공식화는 지상 국방 로봇에 대한 판도라 상자가 열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지상 국방 로봇 미래는 지금까지 드론에 버금가거나 이를 능가하는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드론 사례를 통해 지상 국방 로봇의 발전 방향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볼 수 있는 드론 특징은 고정익 형태 고가 드론이 아니라 소형·저가의 멀티콥터 드론의 활약이다. 이러한 드론이 전략자산으로 운용되기 보다 대규모 소모전으로 활용되고 있다. 물론 기술이 우수한 이스라엘과 러시아는 AI나 첨단기술 기반 드론을 활용하고 있으나 하마스와 우크라이나의 경우 저가형을 활용해 매우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캐서린 힉스 미 국방부 부장관은 지난해 8월 열린 국방 뉴스 콘퍼런스에서 이러한 현상을 '리플리케이터 이니셔티브(Replicator Initiative)'라고 표현하며 드론의 발전 방향을 Small, Smart, Cheap, and Many로 제시했는데 이런 관점에서 지상 국방 로봇 미래도 드론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각개 전투원이 현장에서 로봇을 다룰 수 있게 돼야 하며 보다 값싸게 대량 로봇이 보급돼 운용자가 로봇 운용에 두려움을 가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로봇은 임무에 따라 한 개의 공통 플랫폼을 바탕으로 다양한 임무 장비를 레고블록처럼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어야 하며 그에 따른 SW 지원이 우리가 사용하는 휴대폰 앱 설치처럼 이뤄져야 할 것이다.
오늘날 AI를 활용한 국방 로봇 지능화는 국제사회에서 윤리적인 측면의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나는 제 3차 세계대전이 어떤 무기로 싸울지 모르지만 제 4차 세계대전은 막대기와 돌로 싸울 것이다'라는 말을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국방 로봇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핵을 가진 국가와 가지지 못한 국가가 나눠지듯 미래 어느 순간 국방 로봇을 개발하고 싶어도 개발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지혜롭게 준비해야 할 때임은 분명하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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