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배터리 수요·제조 기업이 정부 지원을 받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선다. 업계 최고 에너지 밀도 전고체 배터리 기술 확보가 목표다.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 위험이 적고 에너지밀도가 높아 일명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과제 참여기관을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자동차용 900Wh/L급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는 내용으로, 2028년까지 330억원이 투입된다.
엘앤에프, 나인테크, 엔시스, 민테크, 디이엔티, 탈로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대·중소기업이 참여한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서울과기대, 한양대도 같이 선정됐다. 또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 등 수요 기업이 실증을 통해 연구 성과의 상용화 가능성을 타진하기로 했다. 전고체 배터리 생태계 전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양산 속도를 끌어 올리기 위해 산·학·연이 뭉친 셈이다.
프로젝트 참여 기업들은 전고체 배터리 고용량화에 필수인 △대면적 후막(두꺼운막) 양극 △고체전해질막 △무음극·극박형 음극 △적층형 전고체 배터리 제조 공정 기술을 개발한다. 또 배터리팩에 기반이 되는 모듈화 기술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 R&D 참가기업 관계자는 “기존 배터리 R&D와 달리 소재 개발은 물론 상용화 허들로 꼽히는 전극과 셀 제작 및 공정·설비 개발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라며 “과제 종료 후 곧바로 양산에 돌입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전고체배터리는 안전성을 무기로 잠재 수요가 무궁무진하다.
산화물계와 고분가계 등 여러 종류가 있지만 고에너지 밀도 구현이 가능한 황화물계 배터리가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리튬이온 배터리 이후를 주도할 차세대 배터리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선점을 위한 각국 경쟁도 활발하다. 중국이 올 초 전고체 배터리 생산과 공급망 구축을 2030년까지 완료한다는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산학연 협동 혁신 플랫폼(CASIP)을 출범시켰다. 중국 정부는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을 위해 약 60억위안(1조1392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