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신약 후보로 꼽히는 '엑소좀' 치료제를 안전하게 개발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법이 개발됐다. 전 세계적으로 아직까지 시판된 적 없는 엑소좀 기반 치료제 임상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조영우·노영욱 박사 연구팀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혜선 박사, 조미영 연구원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엑소좀의 정확한 생체 내 분포평가가 가능한 정량분석 방법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엑소좀은 세포에서 분비되는 나노크기 이중지질막 형태 작은 소포체다. 이를 기반으로 치료제나 질병 진단 도구, 약물전달체 개발이 활발하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분석 방법이 없어 전 세계적으로 임상시험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치료제 시판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임상시험 허가를 위한 필수 과정인 생체 분포 평가 시 친유성염료, 방사성동위원소 등을 사용한 표지법을 기반으로 하는 영상 분석을 주로 사용하고 있으나, 이런 표지 물질은 엑소좀의 자연적인 생물학적 특성을 변형시키는 등 정확한 분석에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엑소좀 생물학적 특성을 유지하면서 생체 내 분포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단백질이나 리보핵산(RNA)을 이용한 분석에 집중했다.
먼저 엑소좀에 미토콘드리아 DNA가 존재함을 확인하고 이를 분석 대상으로 설정했다. 사람 세포에서 나온 엑소좀을 실험동물에 투여한다면 분석 대상이 명확히 구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 같은 시험법에 따라 변형되지 않은 엑소좀을 검출하고 정량 PCR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다양한 세포에서 분리된 엑소좀이 가진 미토콘드리아 양이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실제 설치류 꼬리 정맥에 투여한 엑소좀 생체 내 분포 평가에서는 투여 후 모든 장기에 걸쳐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것을 검증하고, 기존 영상 분석과 정량 PCR 방법을 비교 분석해 시험법 타당성을 입증했다.
조영우 박사는 “이번 연구는 변형되지 않은 엑소좀 생체 내 분포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어 엑소좀 기반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며 “엑소좀 치료제 임상 승인을 신속하게 진행하는데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포외소포 연구 분야 국제학술지 '세포외소포지(Journal of Extracellular Vesicles)'에 지난달 17일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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