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첫 세단형 전용 전기차 'EV4'를 내년 3월부터 연간 7만대 규모로 양산한다. EV4는 올해 출시한 EV3와 더불어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할 핵심 모델이다.
기아는 프로젝트명 'CT'로 알려진 신차 EV4 양산 일정을 수립했다. 올해 5월부터 양산 전 프로토타입 모델로 주행 테스트를 시작해 연말까지 품질 점검을 완료, 내년 3월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당초 기아는 EV4 개발 초기 올해 생산 및 출시를 계획했으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V4는 현대차그룹 공장 가운데 처음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전환한 기아 오토랜드 광명 2공장이 생산을 맡는다. 연간 생산 목표는 7만대 전후로 잡았다. 같은 곳에서 만드는 EV3와 합쳐 연간 15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할 방침이다.
기아는 EV4의 유럽형 모델을 별도로 개발,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V4 유럽형 생산 기지는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이 유력하다.
EV4는 기아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개발한 첫 세단형 전기차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형태의 EV3와 플랫폼은 같지만, 준중형 세단 형태로 제품 콘셉트를 차별화해 전기차 소비자 선택의 폭을 확대한다.
전기차 핵심이 되는 배터리와 모터 등은 EV3와 공유해 비슷한 스펙이 예상된다. EV3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81.4㎾h 배터리를 바탕으로 최대 501km를 달릴 수 있다. 150㎞(약 201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
기아는 내년 EV4에 이어 준중형 전기 SUV EV5 국내 생산 및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EV5가 출시되면 기아는 소형 SUV EV3, 준중형 세단 EV4, 준중형 SUV EV5, 준중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EV6, 준대형 SUV EV9까지 총 5종의 전용 전기차 풀라인업을 완성하게 된다.
경쟁사보다 빠른 전용 전기차 풀라인업 구축은 전기차 캐즘 돌파에 이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아는 탄탄한 전기차 라인업을 바탕으로 북미와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를 2026년 100만대, 2030년 160만대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