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대학30 예비대학에 선정된 충남대와 한밭대 통합이 난항을 겪으면서 통합을 앞둔 다른 대학의 움직임에도 이목이 쏠린다.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대학에 도전했던 충남대와 한밭대는 최종계획서까지 제출했지만 통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본지정 무산 가능성까지 나온다. 지난해에도 통합으로 글로컬대학을 신청했다 탈락한 양 대학은 올해도 동일한 통합 모델로 예비지정 명단에 올랐다.
양 대학에 따르면 글로컬대학 본지정 실행계획서는 지난달 26일 제출을 마쳤지만 통합에 대한 이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철희 충남대 기획처장은 1일 구성원에게 “실행계획서를 연구재단에 제출했지만 양교가 통합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해 우선 계획서를 제출하고 이후 통합에 대한 합의를 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계획서 제출 후 양교는 통합 관련 입장차로 논의가 중단된 상태”라며 “양교가 마지막까지 사업을 수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밭대도 양 대학 간 통합 이견이 있음을 밝혔다. 오민욱 한밭대 기획처장은 “글로컬대학 사업의 성공적인 진입을 위해 제출 마감 직전까지 최선을 다해 협의했다”면서도 “양 교의 통합 지향점에 대한 본질적인 간극이 있음을 확인했고, 이미 제출된 계획서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계획서 제출 후 양 대학이 통합에 대한 추가 논의를 했으나 캠퍼스 배치, 유사학과 통폐합 등에 대한 입장차로 인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충남대 측은 “한밭대로부터 철회 요청서는 일단 접수한 상태”라며 “여전히 논의 중인 상황으로 올해 글로컬대학 사업 진행 방향에 대해서는 지금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글로컬대학에 선정돼 통합신청서까지 제출했지만 여전히 통합으로 인한 여진이 남은 대학도 있다. 충북대와 교통대는 지난 6월 교육부에 2027학년도 3월부터 통합대학으로 신입생을 모집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학 통합계획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통합 신청서에 핵심 내용인 학사구조 개편안은 빠졌다.
충북대 총학생회는 교명에 충북대 표기, 졸업장 및 졸업증명서 표기 교명은 입학 시 기준, 구성원 의사에 반하는 캠퍼스 재배치 없음, 구성원 의견 적극 반영 등 4가지 사안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교통대는 지난주 유사 중복학과 대상으로 학과별 간담회를 열었다. 교통대 관계자는 “유사 중복학과의 의견을 청취했고 8월 말에서 9월 초부터는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 대학 간 엇갈리고 있는 교명도 2학기부터 재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는 학사구조개편안과 교명을 결정해 최종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2학기부터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단기간 내 서로 다른 대학 간 물리적 통합은 쉽지 않은 일이다. 교수 및 직원 등이 동의한다 해도 재학생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해당 대학을 졸업한 동문회의 반발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경북대는 글로컬대학 사업을 전제로 금오공대와 통합을 추진했지만 학생들의 '과잠시위' 등으로 격화하면서 통합이 무산돼 올해는 단독으로 신청서를 제출했다. 부경대와 한국해양대도 '해양 특성화 종합대학'을 앞세워 글로컬대학 사업에 도전했지만 예비지정에도 오르지 못하면서 통합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