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인원 로봇청소기가 현지 가격 대비 최대 2배 높은 가격으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총판 계약, 사후서비스(AS)망 구축, 마케팅, 국가별 앱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을 감안해도 과도하게 높은 가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전자신문이 로보락, 나르왈, 드리미, 에코백스의 가장 인기있는 최상위 로봇청소기 모델을 조사한 결과, 중국 현지가격 대비 적게는 50%에서 최대 2배 이상 높게 국내 가격이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최대 흡입력, 배터리, 충전시간, 최대 청소시간 등에서 유사한 성능의 제품을 국내와 다른 모델명으로 중국 현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로보락 국내 최상위 모델 가격은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 징동닷컴 판매가격보다 약 69% 높다. 'S8 맥스V 울트라'는 직배수 키트 포함 여부에 따라 174만원에서 191만원에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 가장 유사한 최상위 모델 'G20S'는 중국에서 5399위안(약 103만원)이다.
로보락 본사는 “물류, 인건비, AS 등 지역 상황에 따라 다르게 가격을 책정했다”며 “관련 내용을 자세히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나르왈은 가격 차이가 2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최상위 모델 '프레오Ⅹ울트라' 국내 판매가격은 151만원~159만원이지만, 유사한 성능의 중국 현지 모델 'J4' 판매가격은 3399위안(약 66만원)이다.
드리미는 최상위 모델 'X40 울트라'를 국내에서 169만9000원~179만9000원에 판매 중이다. 반면 현지 모델 'X40 프로 울트라'는 5898위안(약 112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국내 가격이 51.7% 높게 책정됐다. 지난달에는 최저 4799위안(약 91만원)까지 현지 가격이 내려 국내가격과 86.7%까지 차이가 커졌다.
드리미 본사는 “국가별로 판매 가격이 달라지며, 이는 경쟁환경, 세무관리, 현지 정책 등 시장 환경이 영향을 미친다”며 “시장 소비자 수요에 맞는 최첨단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일관되게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1위 기업도 마찬가지다. 에코백스 최상위 모델 '디봇 X2 프로 옴니' 국내 가격은 139만9000원이지만, 현지에서 판매하는 유사 최상위 모델 '디봇 X2 프로' 가격은 4599위안(약 87만원)이다. 국내 가격이 약 61% 높다.
국내 가전 업계는 통관과 운송 등 제반 비용을 고려해도 가격차이가 과도하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중국 제조사가 대규모 마케팅과 할인 정책을 쏟아부을 수 있는 화력의 원천이 결국 한국 소비자의 주머니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