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세계은행 최고위직에 오른 김상부 디지털전환 부총재가 우리나라가 쌓아온 정보통신기술(ICT) 개발 역량 및 노하우를 활용해 개발도상국의 디지털 접근권 개선에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 IT 인프라 투자와 기술 협력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부 세계은행 디지털전환 부총재 내정자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 정부·기업은 많은 디지털 개발 역사와 경험을 갖고 있으며, 디지털 발전을 통해 더 큰 성장을 이뤄낸 모범적인 사례 국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총재는 “아직도 전세계 인구 중 약 27억명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고 저소득 국가는 인공지능(AI) 혜택에서도 소외돼 있다”면서 “데이터센터 구축과 AI 개발 등 한국 기업이 가진 노하우가 저개발국 디지털 발전에 굉장히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달 3일 정식 근무를 시작하는 김 부총재는 옛 정보통신부 관료 출신으로 구글·LG유플러스 등 국내외 기업을 거친 디지털 전문가다. 한국이 세계은행 최고위직에 진출한 것은 1955년 가입 이후 처음이다. 김 부총재는 전세계에 디지털 개발 방향성을 제시하고, 디지털 기반의 개도국 경제발전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AI 접근성 확대도 강조했다.
김 부총재는 “인터넷 접속조차 되지 않는 저소득 국가에 어떻게 AI 혜택을 누리게 할 것인가도 숙제”라며 “저소득 국가에 맞는 다양한 기술·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선진국이 가진 풀스펙 수준의 AI 솔루션을 당장 도입하기는 어려운 만큼, 개도국에서도 운영 가능한 맞춤형 데이터센터·디바이스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이번 한국인의 세계은행 최고위직 진출을 계기로 글로벌 AI·디지털 리더국가로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세계은행과 AI·디지털 개발 분야에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협력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김 부총재는 “글로벌 빈곤 퇴치에 있어 디지털은 중요한 화두”라며 “디지털을 통해 경제·교육·금융·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빠른 혁신을 이룰 수 있고, 저개발국이 중진·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툴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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