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스페인 동박 공장 완공 시기를 2년 연기한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7일 열린 2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전방 시장과 각국 정책 변동성을 감안해 탄력적으로 글로벌 투자를 진행하겠다”며 “스페인 프로젝트는 당초 계획인 2025년 말보다 다소 지연된 2027년 6월에 완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스페인 카탈루냐주 몬로이치에 총 56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 능력 3만톤 규모인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공장을 건설할 계획인 데, 완공 시기를 기존 계획보다 2년 늦춘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스페인에 집행되는 투자 규모도 1800억원에서 250억원으로 조정됐다. 동박은 이차전지 음극집전체로 활용되는 배터리 필수 소재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유럽 전기차 수요 대응을 위해 스페인 투자를 결정했다.
김 대표는 “고객사 계획이 지연되고 있어 당초 예상했던 생산 규모가 불확실한 상황”이라면서도 “유럽 투자 환경을 분석해보면 현지에 공장을 가지고 있는 중국 회사는 없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없어 2026년이나 2027년에는 유럽 배터리 기업(공급망)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해 유럽 시장 침체로 3분기 판매 부진 가능성이 있지만, 4분기부터 반등해 올해 연간 매출 기준 두 자릿수 퍼센트 이상 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 8090억원보다 증가한 9000억원 수준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27억원과 3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영업이익은 100% 늘었다.
김 대표는 “당분간 도전적 시황이 예상되지만, 높은 성장성을 보이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과 하이브리드용 동박 수요에 적극 대응해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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