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업계에서 '디핀'이 화두로 부상했다. 인공지능(AI)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현실 기반 컴퓨팅 파워를 분산하는 프로젝트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MS발 IT대란 등으로 탈중화 네트워크 장점이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바이낸스 올해 상반기 보고서는 “AI에 대한 관심이 쏠리면서 GPU 등 컴퓨팅 리소스 비용이 증가했다”면서 “분산형 컴퓨팅 네트워크 디핀이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인 대안으로 부상했다”고 언급했다.
디핀(DePIN)은 탈중앙화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 약자로서 교통·전력망·네트워크 등 물리적 인프라에 대한 통제 및 소유권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탈중앙화하는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아이오넷, 아카시, 렌더는 AI와 접목 가능성을 높인 대표적인 디핀 프로젝트다.
아이오넷은 컴퓨팅 파워를 자유롭게 제공하고 빌릴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자신이 보유한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네트워크에 연결해 컴퓨팅 리소스를 제공하고 블록체인을 통해 제한 없이 거래할 수 있다. 컴퓨팅 리소스가 필요한 기업들은 매우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옵션의 컴퓨팅 리소스를 임대할 수 있다.
분산 컴퓨팅을 통해 △작업 조율 및 순차 처리하는 병렬 훈련 기능 △데이터 일괄 처리·학습해 아키텍처와 가중치를 공유하는 일괄 추론 모델 △고도로 분산된 강화학습(RL) 워크로드를 지원하는 오픈소스 강화 학습 라이브러리 등의 기능도 제공한다. 기존 중앙화된 서비스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AI 모델이 머신러닝을 학습할 수 있게 된다.
아카시 프로젝트는 특별한 하드웨어가 없어도 비용을 낸 만큼 컴퓨팅 파워를 빌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누구나 GPU를 공급할 수 있는 2차 시장을 만들고 참여자가 토큰으로 보상을 받는 식이다. 이를 통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 클라우드를 대체한다는 포석이다.
랜더 네트워크는 세계 최초 분산형 GPU 렌더링 플랫폼이다. 블록체인 기반 GPU 컴퓨팅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중앙화된 GPU 클라우드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한다. 대폭 향상된 속도로 차세대 렌더링 작업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의 P2P 네트워크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승화 디스프레드 리서치 팀장은 “블록체인 산업에서 인프라의 개발 및 진전만큼이나 시스템 유용성을 증명하는 건 중요한 과제”라면서 “디핀 부상은 AI, 스토리지, 컴퓨팅 파워 공유 시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 시스템의 유용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고 말했다.
다만 디핀의 규제, 기술적 확장성 문제, 상호 운용성 문제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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