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은행권 경쟁이 다시 치열해진다. 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압박하고 있어, 비대면 대환대출(갈아타기) 시장에서 이 같은 경향이 뚜렷해질 전망이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다음 달 온라인 대출모집에서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대환대출 서비스 마감 시간을 현행 20시에서 22시까지 늘린다. 빌라·주거형 오피스텔 온라인 비대면 대환대출 합류에 맞춰 가동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수요가 증가에 대비해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와 은행 등 온라인 대환대출 참여 플랫폼들은 다음 달 말 실시간 시세 조회가 가능한 빌라, 주거용 오피스텔 담보대출까지 온라인 갈아타기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9월 스트레스 DSR 시행과 하반기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기 대출자 주담대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 압박 때문에)은행 입장에서는 신규보다는 기존 대출자를 확보하는데 무게가 쏠리는 상황”이라면서 “주담대가 다른 대출에 비해 건정성이 높기 때문에 (당국 압박이 있어도) 소홀히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인터넷은행이 주담대 성장 속도가 꺾이며 시중은행에서 이 같은 경쟁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담대는 2분기 들어 부동산 시장에 불이 붙으며 덩달아 활황 중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7월 기준 5대 은행 주담대 잔액은 559조7501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대비 7조6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관련 자료 집계 이래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반면 인터넷은행은 주담대 증가를 억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주담대 잔액은 2분기 6000억원 증가했는데 지난해 4분기 1조1000억원, 올해 1분기 2조7000억원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인터넷은행은 대환대출 서비스가 시작되며 주담대 갈아타기 시장을 주도했지만, 금융당국이 당초 설립 목표인 중저신용자 신용공급에 집중하라는 메세지를 계속 내고 있어 속도조절에 들어간 것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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