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속 이산화탄소(CO₂)를 전기분해해 에탄올·프로판올 등 유용한 연료로 전환하는 세계 최고 성능 촉매가 우리 기술로 개발됐다.
김현탁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 박사팀, 권태혁·강석주·이근식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박종래) 교수팀은 저렴한 비금속 촉매를 사용해 CO₂를 다탄소 알코올로 합성하는 전기화학 방식 전환 기술을 화학 공정 분야 학술지 ACS 캐탈리시스에 발표했다.
해수 배터리는 바닷물 나트륨 이온이 양극·음극을 오가며 충방전이 이뤄지는 이차전지다. 바닷물을 전해질로 써 자원이 풍부하고 친환경적이며 화재·폭발 위험이 낮다.
다만 에너지 저장 용량이 적고 염분으로 인한 부식, 바닷물 속 CO₂·나트륨(Na)의 결합으로 생긴 석회 침전물이 전극에 붙는 등 단점도 있다.
그동안 CO₂ 전기화학적 전환 방식에서는 기초화학원료인 일산화탄소(CO), 식품·의약품 등에 사용되는 포름산 등으로 전환하는 연구가 활발했다.
다만 2개 이상 탄소가 결합된 다탄소 알코올인 에탄올, 프로판올 등 유용 연료 화합물로 전환하는 연구는 높은 에너지 장벽으로 성공하기 어려웠다. 구리 촉매를 이용한 전환 기술은 있으나 경제성·안정성이 부족해 저렴한 비금속 촉매를 사용하는 전환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저렴한 카본계 소재에 이종원소(붕소·질소)를 동시에 도핑(첨가)한 비금속 촉매를 만들어 경제성 문제를 해결하고 높은 선택도의 다탄소 알코올 변환 성과를 얻었다. 비금속계 촉매로는 세계 최초로 얻은 성과다.
개발 촉매는 상온·상압에서 CO₂의 탄소와 산소 분해·결합 반응성을 동시에 높여 전환 효율이 뛰어나다.
분해·결합된 탄소는 메탄올, 에탄올, 프로판올과 수소, CO로 바뀐다. 해수 배터리에 적용한 결과, 기준 전압(가역 수소 전극 전압) 대비 0.7볼트(V) 낮은 상태에서 투입 에너지 중 87.9%가 변환에 쓰였다.
변환된 물질 중 다탄소 알코올(에탄올, 프로판올) 선택도는 95%였으며, 16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개발 촉매는 석회질 금속 탄산염이 만들어져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없었다.
연구팀은 2024년 유닛셀 제작·운전을 시작으로 2030년 스택셀 안정화를 통한 실증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영국 원장은 “국제적인 메이저 기업에 독점된 관련 기술시장에 온실가스 유래 바이오 원료 제조 기술을 통한 패러다임 전환으로 신규 시장 선점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화학연구원 기본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STEAM 연구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