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합병 설문마감 디데이…통합셀트리온 나스닥 못가나

셀트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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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셀트리온 출범의 마지막 과정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합병 설문조사가 12일 끝났다. 시장에선 소액주주들이 반대하면서 합병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은 합병 관련해 양사 주주들에게 이날 오후 5시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셀트리온소액주주연대에 따르면 60만 소액주주들은 지난달부터 합병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은 반겼지만, 셀트리온제약과는 합병을 반대한다. 이유는 합병 땐 셀트리온 주주가치가 크게 훼손된다는 것이다. 합병신주 비율을 두고 갈등이 생기고 있다.

양사 기업가치와 실적 차이도 커 합병비율 산정이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12일 종가 기준 셀트리온 주가는 20만원, 셀트리온제약은 8만2300원으로 약 2.43배 차이가 난다. 지난해 셀트리온은 별도 매출 1조8734억원, 영업이익 6385억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제약은 매출 3888억원, 영업이익 360억원이다. 전년 기준 셀트리온 영업이익이 제약보다 약 17배 많지만, 주가는 약 2.43배 차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해 합병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달 말에는 양사 합병 타당성 검토를 위해 사외이사들만으로 구성된 '합병 추진 여부 검토 1단계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를 설립했다. 특별위원회는 주주의견 청취 설문에서 나온 결과를 비롯해, 합병을 통해 기대하는 시너지 평가, 외부 중립 기관 평가, 자금 평가 등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반영할 방침이다. 이후 최종 의견을 각 사 이사회에 제출한다. 합병 타당성에 무게가 실리면 본격적인 합병 추진을 위한 '2단계 특별위원회'를 발족한다.

셀트리온그룹은 주주가 원하는 합병이 전제인 만큼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일정 규모를 넘을 경우, 공식적으로 무리한 통합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주주가치 제고에도 긍정적 요인이 되지 못하고, 주식매수청구권 등 많은 비용 부담까지 발생해 합병이 오히려 회사 성장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향후 향방은 불투명하다. 올초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셀트리온제약까지 모두 합병한 후 이르면 올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셀트리온홀딩스를 나스닥에 상장시킨다고 밝힌 상황이다. 일각에선 통합 셀트리온이 탄생하고 나스닥으로 가야 셀트리온 그룹 승계가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시장에 상장해야 서 회장 일부 지분을 매도한 현금으로 증여세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서 회장은 나스닥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 중 5조원을 시드머니로 활용해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에 출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후 해외 투자자들을 대규모로 유치해 100조원 펀드를 결성할 것이란 구상을 전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