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많은 대학 중 '최초'란 타이틀을 갖기란 쉽지 않다. 호서대 산학협력단은 최초 타이틀을 2개 보유하게 됐다. 최근 산학협력단이 국내 대학 최초 팁스(TIPS) 운영사에 선정되면서다. 또 하나는 2018년 엑셀러레이터 라이센스 취득이다. 산학협력단은 아니지만 전국 대학 최초 창업보육센터를 지은 곳이기도 하다.
“호서대는 설립 초기부터 창업에 많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1995년 창업보육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2018년부터는 유망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도 진행하기 시작했죠. 이런 과정을 통해 산학협력단 내부에서 팁스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유망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 보육 관련 역량을 축적할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팁스 운영사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됐습니다.”
2023년 호서대 산학협력단에는 기술사업화팀이 신설됐다. 산학협력단 및 대학 내 창업지원, 기술사업화, 투자관련 경험을 보유한 인력으로 팀을 구성했다. 1년이란 시간 동안 관련 업무에 집중한 결과 국내 대학 산학협력단 최초 팁스 운영사에 선정됐다.
서원교 호서대 산학협력단장은 “이런 사례가 없다 보니 산학협력단의 선정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부정적 의견도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타 산학협력단과 다르게 창업보육과 투자 기능을 갖춘 호서대의 특징을 앞세워 투자와 창업지원 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대학이 엑셀러레이터 라이센스를 취득하는 방식은 산학협력단이 설립한 기술지주를 통해 취득하는 방식이지만 호서대는 산학협력단의 강점을 활용키로 했다. 서 단장은 “산학협력단은 다양한 국책, 공공사업을 수행하는 사업단이 존재하고 30년 가까운 창업보육 경험과 노하우 등을 축적해 적극적으로 활용할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다양한 자원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산학협력단의 엑셀러레이터 취득이 더 바람직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전국 대학 최초 창업보육센터를 설립한 곳인 만큼 창업의 역사도 깊다. 서 단장은 “호서대의 창업 의지는 'Venture 1st'라는 슬로건에서도 잘 드러난다”며 “창업의 성과 극대화 여부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단계가 예비 또는 초기 단계로 이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호서대는 예비·초기 단계의 창업자,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이전부터 창업선도 대학 등의 지원 사업을 유치했다. 현재도 창업중심대학사업을 포함해 창업동아리 단계부터 지원을 시작하는 INC3.0 사업 등 다양한 창업지원 사업을 운영 중이다.
최근 3년간만 해도 134건, 총 8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실적을 냈다. 수중통신관련 국제표준으로 제정된 고학림 정보통신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기지국 기반 수증 음파 무선통신망 기술'과 연관된 기술을 사업화를 위해 이전했다. 2022년 기술이전을 진행한 트윈나노는 호서대와의 기술이전 후 교원 연계를 통한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산학협력단의 직접 투자와 투자사 연계를 통해 글로벌 진출까지 성공한 사례다.
2021~2023년 최근 3년간 국내 특허 출원은 240건, 등록은 109건이다. 해외 출원은 각각 30건과 8건이다. 국내 기준으로 출원 대비 45.4%의 등록률을 보인다. 기술이전센터에서 담당하던 특허 취득과 관리 업무는 2023년 기술사업화팀이 신설로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또한 지식재산(IP)분야별 전담 특허사무소를 운영해 전문적인 IP관리에도 나서고 있다.
서 단장은 지식재산의 상용화를 '꽃 핀 자리에 맺히는 열매'로 비유한다. 그는 “연구의 성과로 새로운 기술을 세상에 소개하는 것이 연구자 입장에서는 결실인 셈”이라며 “산학협력단은 다양한 수익을 창출할 기회를 찾고, 수익을 바탕으로 더 많은 협력의 기회를 확대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의미를 짚었다.
향후 호서대 산학협력단의 비전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문제 해결방안을 현장 실무기반으로 찾아내고 제공할 것입니다. 기업협업센터(ICC)를 비롯해 지역 내 문제를 위한 지역협업센터(RCC) 기능을 강화하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끊임없이 살펴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해 나가려 합니다. 산학연 협력의 새로운 길을 열어 가면서 기업과 대학이 상생 발전하는 '기업가적 대학'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