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광복절 80주년 앞두고 '옛 토지대장 일제 잔재 뿌리 뽑는다'

'구 토지대장 한글화 디지털 구축' 4년 동안 53억원 투입해 추진 중…연내 15개 시군 마무리

충남도는 일본식 표기를 한글로 전환하는 '구(舊) 토지대장 한글화 디지털 구축 사업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충남도는 일본식 표기를 한글로 전환하는 '구(舊) 토지대장 한글화 디지털 구축 사업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충남도가 광복절 80주년(2025년)을 앞두고 100여 년 전 한자와 일본식 표기로 작성된 옛 토지대장에서 일제 흔적을 완전히 청산한다. 일본 표기를 한글로 바꿔 전산화하는 '구(舊) 토지대장 한글화 디지털 구축 사업' 완성을 코앞에 뒀다.

13일 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 15개 시군 중 10개 시군이 '구(舊) 토지대장 한글화 디지털 구축 사업' 사업을 완료했으며, 서산·금산·서천·홍성·태안 등 나머지 5개 시군은 올해 안에 사업을 마칠 계획이다. 도가 전국 최초로 2021년 1월부터 53억원을 들여 시작한 사업이 4년 만에 마무리한다.

올 연말 사업을 마치면 한글로 바꾼 도내 15개 시군 토지대장은 313만 6000여 매에 달할 예정으로 구 토지대장 발급 신청 시 참고 자료로 함께 발급받을 수 있다.

이 사업은 옛 토지대장이 일본식 표기, 한자로 작성돼 내용 확인이 어렵다는 민원이 반복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이를 해결하고자 2021년부터 전국 최초로 추진하고 있다.

도는 토지대장을 디지털 이미지로 스캔한 후 연혁, 소유자 정보 등 각종 토지 표시 사항을 한글로 변환해 왔다.

한글로 바꾼 일본식 표기는 △大正 → 1912년 △昭和 → 1926년 △又ハ → 또는 △ヲ → 을/를 △改メ → 고쳐 등이 있으며, 일본식 연호와 일본어 외에 한자로 된 지명과 인명 등도 모두 고쳤다.

토지·임야 대장은 소재, 지번, 지목, 면적과 소유자 현황 등 표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적공부로 조상 땅 찾기, 등기부등본 정리, 토지 개발에 따른 토지 보상, 과세, 소송자료 등 다양한 업무와 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도는 이번 사업으로 도민 누구나 각 시·군청에서 한글로 된 옛 토지대장 열람이 가능해지는 만큼 도민의 재산권 행사 등 편의가 증진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임택빈 도 토지관리과장은 “이번 사업은 1910년 토지조사 당시 일제강점기 영향으로 대정(大正), 소화(昭和) 등 일본식 연호와 일본어로 표기된 내용을 한글로 바꿔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도민 편의를 향상하는 데 의미가 있다”라면서 “앞으로도 도민을 위한 혁신적·선도적인 토지·지적 정책을 발굴·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수민 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