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채상병특검법'과 관련해 고위공직자수사처 수사 결과 이후에도 불신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정치검사가 수사하지 않는 구조'를 전제로 삼았다. 일각에서 제기된 한동한 대표와의 갈등설에는 일축했다.
추 원내대표는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총무 이우탁) 초청 토론회에서 채 상병의 죽음과 이후 해병대 수사 과정 논란과 관련해 “(공수처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순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사망 원인을 철저히 진상규명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자의 응분의 책임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채해병 순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는 철저히 배격돼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거대 야당은 그것을 정쟁으로 가고 나아가 이것을 대통령 탄핵 명분쌓기용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수처 수사 결과가 나온 뒤에 국민들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특검 추진 가능하다 말씀을 드렸고, 거기에는 정치 수사, 정치 검사가 수사하지 않는 그런 구조가 만들어져야 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총선과 전당대회 이후 친윤계와 친한계로 나뉘어진 것에 대해선 “우리 당은 기본적으로 친윤”이라며 “무조건 윤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친윤이 아니고, 5년 만의 정권 교체를 통해 탄생시킨 대통령인 만큼 대통령이 성공할 수 있게 자리매김을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친윤으로 분류된 사람도 친한으로 오버랩될 것”이라며 “그가운데 저 추경호는 친윤, 친한이고 친추(친추경호)”라고 했다.
최근에는 추 원내대표는 전기세 감면, 채상병 특검 등의 문제로 한 대표와 이견을 보이면서 당내 갈등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같은 한 대표와의 갈등설을 묻는 질문에 그는 “이견이 없다. 잘 조율하겠다”며 “당이 전체적으로 조화롭게 가도록 하는 게 제 책무”라며 “(한 대표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서로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22대 국회가 정식 개원식도 못 한 상황에 대해서는 “지난 100일, 국회는 정쟁과 갈등의 기록이었고 어디에도 민생은 없었다”며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민주당은 탄핵안만 7건, 특검법만 10건을 쏟아냈다.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된 7개의 법안은 하나같이 국가경제와 국민통합에 해악을 끼치는 정략적인 내용”이라며 “소수 여당의 한계와 함께 민주주의의 위기를 절감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추 원내대표는 지난주 '정쟁 휴전'을 선언하고 민새 법안 처리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를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협의체 구성을 두고 양측이 샅바싸움을 벌이면서 진척이 없다. 민생을 앞세워 또다시 정쟁에 들어간 상황이다.
그는 “다행히 다소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는 있으나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며 “지금 겪고 있는 극한 대립과 정치 혼란의 궁극적인 배경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단호하게 저지하면서 민생과 국익을 위한 일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가 김경수 전 지사의 사면 등에 이견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당과 정부가 생각이 항시 100%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견 있는 부분은 의견 제시하고 조율해가는 게 당정 협의고 대화와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