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케어텍이 올해 공공 의료IT 사업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중앙보훈병원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HIS) 구축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대형 의료IT사업 기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사업 수주로 실적 개선은 물론 후속 프로젝트 수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앙보훈병원 차세대 HIS 구축 사업에 이지케어텍, 휴니버스글로벌, 엠투아이티 3사가 경쟁한 결과 이지케어텍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중앙보훈병원을 비롯해 소속 6개 보훈병원과 3개 요양병원 통합 병원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원무, 진료, 간호, 진료 지원 등 병원업무와 보훈병원 고유업무 기능을 개발하고, 보훈병원 간 진료정보 공유 체계도 구축한다. 패키지 전자의무기록(EMR)을 서비스형 인프라(IaaS) 형태 클라우드 환경에 구현한다. 올해 하반기 착수해 2027년 1분기 구축 완료가 목표다.
이번 사업은 공고 전부터 의료IT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의정 갈등 여파로 대형 프로젝트 기근이 이어진 상황에서 현재까지 올해 발주 사업 중 최대 규모이기 때문이다. 사업비는 시스템 개발·구축 부문 231억원,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 60억원이 책정됐다. 추후 유지보수 사업까지 포함할 경우 총 사업 규모는 500억원대에 달한다.
예산뿐 아니라 병원 규모도 올해 차세대 사업을 발주한 의료기관 중 최대다. 중앙보훈병원 단일로만 1500병상에 가깝고, 지방보훈병원·요양병원까지 합할 경우 2000병상이 넘는 프로젝트다. 상급종합병원급 사이트인 동시에 9개 의료기관에 동시 구축이라는 의미 있는 레퍼런스 확보가 가능하다.
올해 실적을 좌우할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료IT 업계는 사활을 걸고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특히 서울대병원 IT자회사인 이지케어텍과 고대의료원 자회사인 휴니버스글로벌 간 경쟁이 치열했다. 이지케어텍은 대형병원 차세대 프로젝트 경험이 풍부한 점을, 휴니버스글로벌은 국내에서 클라우드 HIS 프로젝트 선도기업이라는 점을 적극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이지케어텍은 서울대병원, 충북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차세대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멀티 테넌시' 역량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중대형 차세대 HIS 프로젝트가 예고된 만큼 수주 열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중앙보훈병원 차세대 사업을 놓친 휴니버스글로벌 등은 전사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여 경쟁이 한층 더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내달 사업자 선정에 들어가는 국립소방병원 통합의료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이 있다. HIS 솔루션 구축에만 70억원이 책정됐으며, 인프라 구축 비용도 50억원이 넘게 책정돼 이지케어텍 등 대형 의료IT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대거 수주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이르면 9월 5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부산대병원 차세대 HIS 사업도 공고될 예정이다.
의료IT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의정갈등 여파로 대형병원이 경영난에 빠지면서 차세대 HIS 사업은 물론 통상적인 IT 프로젝트도 대거 미뤄지고 있다”면서 “중앙보훈병원, 부산대병원 등 대형병원 차세대 사업뿐 아니라 소방병원처럼 중소형 IT사업도 귀한 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