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항공교통(UAM)을 가장 친숙하게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표현한 단어는 아마도 에어택시가 아닐까 싶다. 대체로 사람들이 UAM이라는 것은 뭔지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는데 에어택시라고 하면 이내 금방 알아듣는다. 택시는 이미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교통수단이고, '에어'라는 단어를 붙이니 자연스럽게 하늘에서 날아다니는 택시를 연상하게 된다.
도로의 택시와 하늘의 택시인 UAM은 어떤 점이 비슷할까? 일단 탑승 인원이 비슷하다. 택시는 운전석을 제외하면 최대 4명까지 탈 수 있고 UAM도 운전석의 파일럿을 제외하면 4명까지 탈 수 있다. 또 둘 다 미리 정해진 목적지까지 승객을 빠르게 이동시켜준다. 도로에서 차만 막히지 않는다면 택시는 원하는 목적지까지 교통비를 조금 더 내더라도 빠르고 편안하게 가기 위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인류에게 새로운 UAM이라는 교통수단이 사회적 수용성을 만들어가는 과정 중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사실 이것과 관련이 있다. 안전한지 사람들이 탔을 때 편안하게 느껴질 수 있는지다.
이번에 그랜드챌린지라는 국토부의 한국형 UAM 실증 사업에 참가하면서 승객 입장에서 승차감을 체험해 볼 기회가 있었다. 실제 UAM이 운항할 때 사용하는 버티포트에서 운항 방식이 UAM과 같은 헬리콥터로 이륙하고 정해진 항로를 운항한 뒤 다시 버티포트에 착륙하는 방법으로 수직 이착륙 항공기의 캐빈에서 승객이 느끼게 될 승차감을 체험해 봤다.
올라갈 때 그리고 내려갈 때에는 마치 일반 건물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정도의 느낌이라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직접 타보기 전에는 혹시 조금 무섭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 평소에 롯데월드 바이킹도 무섭다고 못 타는 가족도 있기 때문이다.
편안한 상태에서 중력가속도는 1G이고, 바이킹을 탔을 때 중력가속도가 2G 정도다. UAM을 탔을때 나의 신체센서 상으로는 한 1.2G 정도의 느낌이었다. 운항고도에 진입하고 나서는 동일한 고도를 유지하며 일정한 속도로 이동하니 그저 편안한 상태로 느껴졌다.
UAM은 전기 구동 방식의 모터로 엔진 소음이 없고 프로펠러가 만들어 내는 소음도 땅에서는 생활소음에 묻혀 거의 들리지 않을 수준으로 개선됐다. 따라서 주변에서 자주 비행해도 크게 불편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UAM은 미국과 유럽연합(EU)는 물론이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싱가포르, 두바이(아랍에미리트),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가에서도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에서는 이미 감항인증 받은 기체를 판매까지 하고 있으니 머지않아 우리 일상의 교통 수단 중 하나로 자리잡을 날이 올 것이다.
다만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상황과 원자재가격 상승 때문인지 UAM이 이륙할 때 보다도 더 가파르게 항공기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점과 이착륙장으로 사용될 버티포트를 짓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수단 구성 비용이 많이 들면 결국에는 이용 요금이 높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능하면 모두 새로 짓기 보다는 기존의 시설이나 건물 여유 공간을 활용해 버티포트를 조성하는 방법과 절차를 수립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요즘 유행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달리3)에게 필자가 이용하고 싶은 버티포트의 몇 가지 조건을 입력했더니 꽤나 그럴듯한 버티포트 이미지를 출력해줬다.
버티포트에 필자가 바랐던 조건이 세 가지였다. 첫째는 UAM을 타러 멀리 가지 않도록 주변에서 가까운 곳에 있을 것이며 사람들이 이용하기 위해 접근하기 쉬울 것 그리고 버티포트에서 다른 차로 환승하기 쉬울 것 등 세 가지다. 물론 AI가 그린 그림은 안전을 위한 절차나 규정에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지만 우리의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든 버티포트의 느낌을 잘 표현했다. 분명 멀지 않은 미래에 UAM은 택시만큼 자연스러운 이동수단이 될 것이다.
지금 한국의 UAM을 위한 발걸음은 국토부에서 2020년부터 추진해 온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로드맵에 맞춰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UAM 팀 코리아(Team Korea) 라는 분야별 전문성을 보유한 정부, 공공기관, 기업 및 학계 등이 모인 협의기구가 있다. 앞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도심항공교통 서비스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육성되길 기원해 본다.
류민 롯데이노베이트 수석 min.lew@lott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