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 '합종연횡'…기술 경쟁력 높이고 투자비 상승 대응

AI 기업 M&A·투자 사례
AI 기업 M&A·투자 사례

인공지능(AI) 기업이 전략적 인수합병과 투자, 협력 등을 통해 합종연횡에 속도를 낸다.

빅테크에 대항해 몸집을 불려 단시간에 경쟁력을 키우고 AI 투자비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과 SK텔레콤 계열사인 사피온의 합병이 대표 사례다.

2020년 설립된 리벨리온은 고성능 AI 반도체 개발에 주력한다. AI 기반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가속화할 수 있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개발한다. 사피온은 2016년 SK텔레콤 내부 연구개발 조직에서 출발해 2022년 분사한 AI 반도체 전문 기업이다.

이번 합병을 통해 양사는 물론 전략적 투자자인 SK텔레콤, KT 등도 적극적 협력으로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 진출한다.

국내 AI 상장기업의 전략적 합병, 투자, 협력도 이어진다.

마음AI는 올해 상반기에 멀티모달 파운데이션 모델 기술 전문기업 맨드언맨드를 인수합병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비주얼 파운데이션 모델'은 이미지와 동영상 생성, 분석에 강점이 있다.

마음AI는 먼드언맨드 인수로 자율주행차, AI로봇, 영상보안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크라우드웍스는 지난 달 시즐의 지분 3.51%를 20억원에 사들이며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시즐은 자체 개발한 논리제어장치(PLC)를 통해 확보한 다양한 제조 공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능형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스타트업이다.

크라우드웍스는 그동안 AI 제조기업을 지원하는 형태에서 나아가 공동으로 제조 AI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수익화하는 것을 모색한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에스넷시스템, 델 테크놀로지스와 AI 올인원 서비스 사업에 손잡았다. 각 사의 AI 기술, 솔루션, 플랫폼을 합쳐 AI 인프라부터 모델 개발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는 데이터센터 투자 등으로 AI 투자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기업 간 협력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AI 경쟁사인 앤스로픽 다리오 아모데이는 현재 시장에 출시되는 AI 모델을 훈련하는 데만 약 1억달러(약 1360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훈련 중인 모델, 내년 초 출시될 모델 비용은 10억달러(약 1조 3600억원)에 가까우며, 2025년과 2026년에는 최대 100억(약 10조 3600억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AI 기업 관계자는 “국내 고객들의 AI 도입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AI 분야 투자를 더 늘리지는 못하더라도 줄일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기술 협력은 물론 서로의 고객사 대상 각종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것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