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홈쇼핑 업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상반기 호실적은 바닥을 찍었던 지난해 기저효과에 비용 절감 등 허리띠를 졸라 맨 결과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올해 송출수수료 협상도 난항이 이어지고 있어 수익성 확보가 하반기 최대 과제로 부상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TV홈쇼핑과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업체들은 취급고·매출 등 외형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다.
TV홈쇼핑 주요 4사(CJ·GS·현대·롯데)는 패션·뷰티 중심의 자체 브랜드(PB) 등 고마진 상품과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채널 다변화 전략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CJ온스타일의 경우 2분기 매출 3719억원, 영업이익 27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7.6%, 47.1%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락했던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도 각각 213억원, 16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회복했다. GS샵은 영업이익 272억원으로 지난해 안정세를 이어갔다.
T커머스 단독 사업자 5개사(SK스토아·KT알파쇼핑·신세계라이브쇼핑·W쇼핑·티알엔)도 비슷한 양상이다. 2분기 T커머스 5개사 합산 매출액은 303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8% 올랐고 영업이익도 176억원으로 여섯 배 늘었다.
다만 이같은 분위기가 하반기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휴가철이 껴있는 3분기는 홈쇼핑 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성수기인 4분기도 엔데믹 전환 이후 과거에 비해 손익이 크게 남지 않는 양상이다.
결국 핵심은 송출수수료다. 홈쇼핑 업계가 외형 성장을 포기한 채 고마진 상품 편성, 비용 효율화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한계가 드러나는 상황이다.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현 상황을 장기간 이어가기는 힘들다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송출수수료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달 말 2개월의 추가 협상 기간이 종료되는 가운데 많은 홈쇼핑이 인터넷TV(IPTV)·종합유선방송사(SO) 등과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이다. SK스토아·KT알파·W쇼핑의 경우 LG유플러스와 지난해 송출수수료 협상을 아직도 결론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 업계는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주요 SO 사업자에게 수수료 인하 방침을 못 박은 홈쇼핑도 나오고 있다. 블랙아웃(방송 송출 중단) 선언과 함께 첫 대가검증협의체가 열렸던 지난해보다 분위기가 안 좋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2분기 호실적은 방송 매출이 아닌 뼈를 깎는 비용 절감과 고마진 상품 편성 등 전략을 다각화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보다 송출수수료 협상 마찰이 더욱 잦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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