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 전기차 화재 여파로 국내 전기차를 제조·판매하는 사실상 모든 브랜드가 배터리 제조사를 일제히 공개했다.
17일 국내외 브랜드 21곳이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올렸다. 인천 청라 화재 사고 이후 정부가 13일 차량 제조사에 정보를 자발적으로 알리도록 권고하면서 기업이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공개된 차량 가운데 대부분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한국산 제품을 탑재했다. 나머지는 생산 지역 또는 한 차종에 트림별로 구분해 CATL, 파라시스 등 중국산 제품과 파나소닉 등 일본산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단종된 차종을 포함해 총 13종(제네시스 3종 포함)의 배터리 정보를 9일 국내 자동차 업계 처음으로 공개했다.
현대차 9종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배터리를, 1종은 CATL 제품을 사용했다. 제네시스 3종은 모두 SK온 배터리를 장착했다. 기아의 7종 가운데 5종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배터리를 사용하며, 나머지 2종은 양 사 또는 CATL 제품을 사용했다.
한국GM(GM 한국사업장) 쉐보레 브랜드 2종과 르노코리아 3종에는 모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됐다. KG모빌리티는 전기차 2종에 협업 관계 등을 고려해 비야디(BYD) 배터리를 장착했다.
수입차 가운데 최초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한 BMW는 전기차 7종 가운데 4종에 삼성SDI 배터리를 넣었다. 2종은 CATL 배터리를, 나머지 1종은 삼성SDI와 CATL 배터리를 사용했다. BMW 미니(MINI) 브랜드 1개 차종에 CATL 배터리를 적용했다. BMW 럭셔리 브랜드 롤스로이스는 삼성SDI 배터리를 사용했다.
메르세데스-벤츠 7종 전기차 가운데 2종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배터리가, 나머지 5종에는 CATL,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 인천에서 화재가 발생한 EQE와 같은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모델은 EQS다. 파라시스는 배터리 업계 10위권 업체다. 마이바흐 1종의 전기차에도 CATL 배터리가 들어갔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판매 중인 모델 14종에 모두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했다.
볼보 2종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했다. 폴스타는 폴스타2 일부 모델에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분사 이전 생산 제품) 배터리를 장착했고, 나머지에는 CATL 배터리를 썼다. 폴스타는 최근 SK온과 공급 계약을 확정, 한국산 배터리 채용을 늘리고 있다.
테슬라도 뒤늦게 전기차 배터리 공개 대열에 합류했다. 테슬라 모델3와 모델Y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 고부가 차종으로 꼽히는 모델X와 모델S에는 파나소닉 배터리만 사용됐다.
이 밖에 토요타 고급 브랜드 렉서스 전기차 모델 RZ450e에 토요타와 파나소닉 합작사인 '프라임 플래닛 에너지&솔루션즈'(PPES) 제품을 장착했다. 토요타는 PPES 지분을 전량 인수하며 배터리 기술 내재화를 서두르고 있다.
포르쉐는 타이칸 전 모델에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을 썼다. 또 스텔란티스 산하 지프와 푸조는 총 3종의 전기차에 모두 CATL 제품을 사용했다. 지프는 2종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에 탑재된 배터리가 삼성SDI 제품이라고 밝혔다. 재규어는 1종의 전기차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사용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