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의 중고차 시장 전략이 갈리고 있다. 번개장터와 중고나라는 중고차 사업에서 힘을 빼는 반면 당근은 힘을 실을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번개장터는 9월 초부터 중고차 판매를 종료한다. 국산차, 수입차, 산업용 차량·장비 모두 거래 지원이 중단된다. 이는 운영 효율화 차원의 조치다. 패션 및 하이엔드 카테고리를 활성화하고 번개 케어 서비스 강화 및 이용자 보호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중고나라도 중고차 사업을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기로 결정했다. 중고나라는 2017년 '하이오너'라는 스타트업을 인수해 중고차 거래를 강화했으나 현재는 KB차차차 등의 업체가 입점해 광고하는 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시대 변화로 중고차 거래 시장에 특화된 플랫폼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드라이브를 걸며 개인간거래(C2C) 등 본연의 비즈니스모델(BM)에 집중할 계획이다.
당근은 중고차 C2C 판매 카테고리를 지속 운영하고 확대할 예정이다. 개인간 거래로 중간 마진 없이 정확한 차량 가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정보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복안이다. 차주 인증 등으로 허위 매물도 필터링한다. 당근 내 7일간 판매된 중고차 대수는 약 3000대일 정도로 플랫폼 내 거래는 활발하다. 향후 다양한 전문 서비스 기업과 협업해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중고차 직거래에서 직면할 수 있는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플랫폼별 엇갈린 행보는 중고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반면 레드오션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거래 대수는 83만 5200대로 2019년 73만 2300대보다 14.1% 늘었다.
하지만 전문 플랫폼이 다수 생겨났고 완성차 업체까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입장에서는 주력 분야로 삼기에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김동영 KDI 전문연구원은 “플랫폼 록인 효과가 발생하면서 소비자 수요가 다양해져 중고거래 플랫폼 3사가 중고차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며 “다만 시장 신뢰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넓은 범위에서 구축한 록인 효과가 오래 가지 못하기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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