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 이후 기계기술은 물리학, 수학, 컴퓨터공학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기계와 장비를 활용하게 하고 생산성 증가,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 재편을 주도해 왔다.
19세기 시작된 2차 산업혁명은 전기에너지 활용 대중화, 철강 산업 혁신, 대량 철도물류망 확보, 컨베이어 시스템을 활용한 대량생산 기반 제조업 혁신을 촉발했다. 그 중심에 기계기술이 있었다.
3차 산업혁명은 20세기 중반 시작돼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을 기반으로 인터넷 대중화, 산업 전반 디지털 기술 적용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 컴퓨터수치제어(CNC) 공작기계, 산업용 로봇과 생산 자동화 시스템 개발 등 기계기술의 지속 발전이 큰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온라인 비즈니스와 모바일 기기 활용이 폭발적으로 급증하면서 최근의 디지털 전환은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급속한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은 혁신적인 제품 개발과 창조적인 서비스 기술을 실현하고 있다.
기계산업도 생산성 향상, 노동력 대체, 개인 맟춤형 제조와 품질 혁신 등을 위해 AI 기반 디지털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 기술로 AI가 장착된 로봇, 기계 분야 도메인 지식을 활용한 디지털 트윈, 사람 개입 없이 제조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자율제조, 다개체 군집 자율주행과 자율작업 등이 있다.
산업현장에 활용되는 다양한 기계와 장비, 공정 디지털 전환은 네트워크 연결과 데이터 공유로 이뤄지며, 디지털 기반 센서로부터 실시간 측정된 다양한 데이터는 AI 기술을 활용한 진단·예측에 활용되고 있다. 또 데이터 기반 지식과 물리 기반 도메인 지식을 결합하면 디지털 트윈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며, AI 로봇과 자율제조 기술 등을 구현해 제조업 혁신 및 제조 서비스 신산업을 창출하게 될 것이다.
기계분야 디지털 전환과 관련 기술 발전을 가속화하는 데 우선 필요한 요인으로 세 가지를 고려할 수 있다. 우선 의미 있는 데이터 수집, 구축·활용이 선행돼야 한다. 대표 사례로 GE의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프레딕스와 지멘스의 클라우드 기반 개방형 사물인터넷(IoT) 운영시스템 마인드스피어가 있는데, 서비스 핵심은 데이터 수집·활용을 위한 사용자 간 연결과 개방형 데이터 운영이다.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두 번째 요소는 다량의 데이터 기반으로 물리 모델을 구축·공유할 수 있는 협력 플랫폼 구축과 활용이다. 최근 기계산업에서는 디지털 트윈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물리 모델에서 측정된 데이터를 해석 결과와 연결해 공정 최적화·예지보전에 활용하는 제조혁신이 시도되고 있다.
세 번째 필요한 것은 기계산업 분야 도메인 지식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전문가, 디지털 트윈을 구축·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 전문가를 확보하는 것이다. 기계기술 도메인 지식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하는 데 필수며, 공학 설계 및 모델링을 최적화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올해 'K-머신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종합연구기관'을 비전으로 선포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3대 축으로 △디지털 트윈 △기계데이터플랫폼 △가상공학플랫폼을 설정하고 관련 역량을 결집해 인프라와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과거 기계기술은 초정밀·고가공성·고신뢰성 등 기계기술의 본질적 속성을 끊임없이 혁신하면서 산업혁명과 맞물려 지속적으로 신산업을 창출해 왔다.
현재 디지털 전환은 기계기술 혁신을 이끄는 동력이 되며 기계기술 혁신은 디지털 기술, AI, 가상현실(VR) 등을 사회 전반에 확산시켜 미래 초연결, 초지능, 초현실 사회를 이끄는 관문 역할을 수행하리라 믿는다.
김봉기 한국기계연구원 부원장 bkkim@kimm.re.kr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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