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가 내달 4일 첫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어벤저'를 국내 출시한다. 전기차 화재로 국내 시장 분위기가 위축됐지만 전략 변경 없이 제품 출시에 속도를 낸다.
어벤저는 보조금을 받아 서울시 기준 4000만원 후반대부터 구매할 수 있는 합리적 가격대가 무기다. 수입은 물론 기아 EV3 등 국산 전기차와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지프는 어벤저의 보조금을 포함한 모든 인증 절차를 완료하고 내달 4일부터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한다. 선제 확보한 물량 기반으로 내달 중 선착순 100대를 순차 출고한다. 이달 말 미디어 시승회도 준비 중이다.
지프는 어벤저가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하는 완성도 높은 전기차라는 점을 판매 포인트로 앞세운다. '2023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되며 상품성을 입증했다. 현재까지 유럽 내 누적 계약 10만대를 돌파했다.
어벤저는 CATL이 공급하는 54㎾h 삼원계(NCM) 배터리를 탑재했다. 국내에서 인증받은 1회 완충 시 주행거리는 292㎞다. 전기 모터는 최고출력 115㎾, 최대토크 270Nm의 힘을 발휘한다. 고속 충전기 기준으로 약 24분만에 배터리 잔량 2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지프만의 오프로드 주행 성능도 갖췄다. 셀렉-터레인 지형 설정 시스템과 내리막 주행 제어 장치(HDC) 등 다양한 주행 환경을 돌파할 수 있는 전천후 성능을 지원한다. 동급 소형 SUV 대비 가장 넓은 진입각(20°), 브레이크 오버각(20°), 이탈각(32°) 등을 확보했다.
외관은 지프 헤리티지를 담은 디자인 요소를 재해석했다. 박시 스타일 차체에 세븐-슬롯, X자 형상 LED 테일 램프 등이 대표적이다.
실내는 수평 구성의 대시보드에 34리터 수납공간을 배치했다. 전동식으로 작동하는 트렁크 적재 공간은 321리터다. 인포테인먼트는 통합형 유커넥트 5 서비스를 적용해 내외장 기기를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다.
국산 전기차와 견줄만한 가격 경쟁력도 주목된다. 어벤저는 트림에 따라 론지튜드 5290만원, 알티튜드 5640만원이다. 론지튜드 트림에 서울시 기준 보조금 441만원을 더하면 4849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한편 자동차 업계는 최근 불거진 전기차 화재 이슈 등에도 불구하고 신형 전기차 출시를 계획대로 준비하고 있다. 본사와 약속한 물량 공급과 지역별 보조금 소진 속도 등을 고려하면 출시 시점을 늦출 수 없어서다.
지난 13일 폴스타가 2년여 만에 신차 '폴스타 4'를 공개했고, 오는 22일 포르쉐가 신형 '타이칸'을 출시한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