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장비 전문업체 디이엔티가 전고체 배터리용 노칭 장비 개발에 나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디이엔티는 대표이사 직속으로 신사업본부 조직을 꾸리고 전고체 배터리 장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전해질 대신 고체전해질을 사용해 안전성 높은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 받고 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소재 조성이 달라지고 두께도 두꺼워 지기 때문에 기존과 다른 새로운 노칭 기술이 필요하다.
디이엔티는 이차전지 전극 공정 단계에서 완성된 롤 형태의 전극을 배터리 모양에 맞춰 재단하는 레이저 노칭과 액체전해질을 대신해 분리막과 전해질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고체전해질 소재를 커팅하는 레이저 가공 파일럿 장비를 개발할 계획이다.
배성민 디이엔티 대표는 “전고체 배터리는 용량이 커지고 기존 양극 집전체로 쓰는 알루미늄박도 좀 더 강성이 높은 소재로 바뀌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전극 두께가 두꺼워져 노칭 난이도도 높아진다”면서 “레이저 노칭이 전고체 배터리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공정인 만큼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이엔티는 이차전지 양극 레이저 노칭 장비를 상용화한 업체다. 양극 레이저 노칭 장비를 양산 라인에 적용한 것은 현재까지 디이엔티가 유일하다. 회사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 합작법인인 L-H 배터리 컴퍼니로부터 874억원 규모 레이저 노칭 장비 수주를 받으며 양극 뿐만 아니라 음극 레이저 노칭 장비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신사업으로 '유지부(활물질이 도포된 부분)' 레이저 노칭 장비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레이저 노칭은 기술 난도가 낮은 양극 무지부(활물질이 도포되지 않은 부분)에 먼저 적용됐다. 디이엔티는 유지부 레이저 노칭 장비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성을 검증하고 있다. 조만간 잠재 고객사를 대상으로 장비 시연을 진행하고 양산 공급을 협의할 계획이다.
배 대표는 “유지부 레이저 노칭 장비 개발이 완료된 상태로 실제 전극을 대상으로 한 시험 가동도 진행 중”이라며 “양산 공급이 이뤄지면 유지부 레이저노칭 장비도 세계 최초로 상용화 하는 만큼 경쟁사와 기술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사 다변화도 추진한다. 디이엔티는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에만 레이저 노칭 장비를 공급해왔다. 전기차 캐즘이 길어지는 지금이 매출 공백을 해소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고객사 다변화의 적기라는 판단이다.
특히 최근 업계 선호도가 높아지는 각형 배터리 생산에도 노칭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형 배터리는 그동안 양극, 분리막, 음극 등 배터리 소재를 돌돌 말아 넣는 와인딩 공정을 사용하다보니 노칭 공정이 불필요했다. 최근 각형 배터리에도 공간 효율을 높여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스태킹 공정이 적용되면서 노칭 장비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배 대표는 “많은 배터리 제조사로부터 러브콜이 오고 있다”면서 “일부 업체와는 스펙 관련 협의만 이뤄지면 바로 수주와 연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