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매출 대비 R&D 투자 20% 비율 깨졌다…역대 최대 실적 영향

상반기 8988억…전년比 661억↓
네이버 “투자기조 변함 없다” 밝혀

네이버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 (자료:전자공시시스템)
네이버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 (자료: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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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네이버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이 20%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투자 금액이 줄어든 것과 함께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R&D에 8988억원을 투자했다. 전체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17.5%로 반기 사상 처음 20% 이하로 떨어졌다. 투자 금액 또한 지난해 상반기 9649억원과 비교해 661억원 줄었다.

네이버는 매출액의 최소 20% 이상을 R&D에 투자해왔다.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중요하다는 이해진 창업자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는 매출액의 40% 이상을 R&D에 투자했고, 체급이 큰 국내 대기업과 비슷한 규모의 R&D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매출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까지 R&D 투자액이 매년 증가했다. 네이버의 R&D 집행 비용은 2020년 1조3321억원에서 2021년 1조6551억원, 2022년 1조8091억원, 지난해 1조9927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실적 상승이 R&D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 같은 흐름이 꺾였다. 실적은 급격하게 커진 반면 역대 최대 규모였던 전년 상반기 투자 규모를 이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 1분기 전년(4614억원) 보다 3.1% 감소한 4470억원을 투자했다.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17.7%에 불과했다. 상반기로는 전년 상반기(9649억원) 대비 6.9% 감소한 898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R&D 비율 또한 17.5%로 소폭 낮아졌다.

이는 올해 상반기 네이버가 연이어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2조526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에는 2조6105억원으로 직전 분기 기록을 경신했다. 역대급 실적으로 R&D 투자 비중이 낮게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을 수 있다.

네이버는 연간 단위로 R&D 투자를 단행하는 만큼 금액이나 비중은 일시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R&D 비중은 특정 분기에 집중될 수 있다”면서 “R&D 투자에 대한 기조 자체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 네이버는 올 상반기에도 인공지능(AI) 등 다수의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46개 연구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거대언어모델(LLM)을 호텔·여행 서비스에 적용하고, LLM으로 인한 답변을 자동 평가하는 등 AI 기술을 다수 개발하고 있다. 또 하이퍼클로바X를 바탕으로 검색, 커머스 등 서비스에 AI 기술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