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 가치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엔화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도 장중 1320원대까지 내려가며 원화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까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하락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각) 오전 2시 25분 기준 달러인덱스 지수는 101.96을 기록하고 있다. 지수는 전일 오후 9시 무렵 101.77까지 떨어졌다. 7개월여만에 처음으로 102선 아래로 후퇴했다.달러인덱스는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지표다.
달러 가치 하락과 함께 원·달러 환율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20원 하락한 1331.8원에 개장했다. 이후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25.2원까지 내려간 뒤 1330원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전일 대비 0.8원 내린 1333.2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간밤 나스닥 지수가 1% 넘게 상승하는 등 위험선호 심리가 이어진데다 매파 발언을 이어왔던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준 총재가 비둘기파 입장을 보이면서 달러 약세를 더욱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휴전 논의도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를 낮추고 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달러화는 꾸준한 약세를 보였다. 달러 약세에 연동돼 강세를 보이던 엔화 등 여타 통화화는 달리 그간 원화는 큰 움직임이 덜했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이후 엔캐리 트레이드 및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이 어느 정도 청산되면서 원화의 저평가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평가다.
20일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환율 관련 채권심리에 따르면 응답자의 23%는 달러 약세 압력이 더욱 증가해 환율 하락을 전망했다. 전월 대비 7%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달러화 약세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화보다는 최근 지속적인 강세를 보였던 엔·달러의 변동성이 주요하다는게 시장 분위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의 아리 신이치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좁혀짐에 따라 엔·달러 환율이 향후 12개월에 걸쳐 달러당 140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 외에도 일본 선거를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이 엔화 강세압력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의 통화 완화 정책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제한하며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83% 오른 2696.63, 코스닥은 1.28% 오른 787.44로 장을 마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