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게 터졌다.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결국 '카카오톡 선물하기' 영역까지 덮쳤다.
소비자가 구매한 일부 모바일상품권(기프티콘) 사용이 결국 중단됐다. 모바일 상품권은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 결제 도구로 자리잡았다. 외식이나 선물, 여행, 신용카드 대체제로 수백만 가맹점에서 이용 가능한 디지털 결제 플랫폼으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티몬, 위메프 등 이커머스 기업 또한 그간 엄청난 할인율을 무기로 수천종류의 모바일쿠폰을 판매했다.
특정 가맹점 전용 쿠폰까지 출현했고, 소비자들은 지폐나 신용카드 대용으로 이 모바일쿠폰을 이용했다. 그렇다면 이 모바일쿠폰의 공급처는 어디일까? 우리나라에는 모바일쿠폰을 발행 대행하는 '콘사'가 존재한다. 중소형 콘사를 포함하면 수십곳이 성업중이다. 이들 콘사는 기프티콘을 포함 각종 모바일쿠폰을 중간에서 대행하며 큰 돈을 벌어들였다. 수많은 쿠폰을 이커머스가 일일히 입점시킬 수 없기 때문에 이들 콘사가 발행 대행을 해주는 구조다.
그렇다보니 콘사들은 경쟁적으로 돈찍어내듯이 모바일쿠폰을 대거 위탁 대행하며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결국 발행 후 정산을 받아야하지만. 그 돈이 막히자 이미 판매한 쿠폰 사용을 막아버리는 어이 없는 사례가 발생했다. 티메프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들도 된서리를 맞았다. 중간 정산이 되지 않으면서 회사를 운영할 수 없는 폐업 위기에 내몰렸고 카카오에 상품권을 공급한 중소형 콘사들이 잠적했다.
소비자만 큰 낭패를 보고 있다. 결국 티메프 사태의 유동성 위기를 몰고 온 파이프라인 한곳이 바로 '모바일쿠폰 발생사, 콘사'다. 지류 상품권이 아니라 별도 관리 법도 존재하지 않는다.
예견된 일이다. 과거 머지포인트 사태때와 동일하다. 머지포인트 상품 중 가장 큰 할인율, 가장 많이 판매된 것이 바로 모바일 쿠폰이다. 티메프도 마찬가지다.
티메프 사태로 돈이 물린 소비자에게 정부는 카드사, 간편결제사 팔을 비틀어 환불 이슈에만 매달리고 있다. 정작 자금 유동성 문제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그간 콘사들의 모바일쿠폰 유통구조가 얼마나 비정상적인지 세밀한 점검이 한번도 없었다.
당장 소비자 피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재발방지를 위해 모바일쿠폰 발행사들의 면밀한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길재식 기자 osolgil@etnews.com
-
길재식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