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냄새가 가득한 여의도 더현대서울 지하 1층. 수많은 식음료(F&B) 브랜드 한가운데 투명 유리 매장이 눈에 띄었다. 카페 내부에 비치된 낯선 메뉴들은 신선함을 줬다. 위스키 병에 담긴 더치 커피, 온더락 잔에 담긴 티와 맥주는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지난 21일 찾은 더현대서울 '펠른' 팝업은 핫플을 찾는 젊은 고객들로 북적였다. 연남동에 본점을 둔 카페 펠른은 특색 있는 음료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주목 받는 F&B 브랜드다. 이른바 '커피 오마카세'로 불리는 커피·디저트 페어링 코스로 이름을 알렸다.
이번 팝업은 기존 펠른의 정체성에 대중성을 입혔다. 기존 연남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매장과 달리 페어링 코스는 운영하지 않는다. 대신 '커피를 즐기는 새로운 방식'이라는 모토를 기반으로 논알콜·디카페인 음료, 디저트를 개별 판매한다.
팝업에서 마주한 펠른의 첫 인상은 참신함이다. 익숙한 카페 느낌의 외관과 달리 메뉴를 살펴보면 위스키 바에 가까운 느낌을 받았다. 실제 네 가지 음료 메뉴 중 커피 메뉴는 위스키 공정을 차용한 '위스키 더치 커피' 한 가지다. 위스키 맛의 디카페인 티 '위스티', 논알콜 클라라 맥주와 화이트 와인을 나란히 판매한다. 모든 음료는 빅볼 얼음이 담긴 온더락 잔에 제공한다.
자리에 앉아 천천히 둘러보니 섬세함이 느껴졌다. 매장 외관과 내부 곳곳에서 브랜드를 체감할 수 있는 인테리어와 다양한 소품이 눈에 띄었다. 실제로 펠른은 위스키 더치 커피로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기존 F&B와 차별화된 섬세한 스토리텔링이 펠른의 강점이다.
이같은 특징은 펠른의 뿌리가 광고 회사에 있기 때문이다. 음식에 스토리텔링을 입히는 기존 F&B 어법과 반대로 스토리에 음식을 매칭하는 새로운 접근이 통했다는 설명이다.
펠른은 첫 단독 팝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논알콜 시장을 타겟으로 한 자체 플랫폼 'REF' 상품의 가능성도 점검한다. 더현대서울 집객 효과에 기댄 화제성과 광고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박주원 펠른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는 “이번 팝업은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고 대중과 브랜드 사이의 거리를 측정해볼 수 있는 기회”라며 “F&B 업계에 펠른이라는 브랜드 정체성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