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차세대 제네시스에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 주행 거리를 20%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복사열 난방시스템'을 적용한다.
현대차그룹은 22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72에서 '히트 테크 데이(Heat Tech Day)'를 개최하고 제네시스 신모델에 적용할 복사열 난방시스템 로드맵을 공개했다.
복사열 난방시스템은 탑승자 다리 근처에 복사열을 발산하는 발열체를 적용해 신체 온도를 높여주는 기술이다. 에너지 저감 효과가 높고 탑승자 체온을 높이는 속도가 빠르다. 히터를 켰을 때 실내가 건조해지는 단점도 보완한다.
현대차는 코나 전기차에 복사열 난방시스템을 탑재한 결과 주행거리가 8% 향상하고 난방 에너지를 17% 절약하는 결과를 얻었다.
오만주 현대차·기아 통합열관리리서치랩 연구위원은 “코나보다 대형 차급에 적용하면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위원은 “제네시스에 복사열 난방시스템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평가하고 있다”면서 “일부 승용 모델은 주행 거리가 20% 이상 증가하는 성능 개선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년 말 또는 오는 2026년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에 복사열 난방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여름철 실내 온도를 최대 10도 이상 낮출 수 있는 '나노쿨링필름'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기존 틴팅 필름과 달리 차량 외부 열을 차단하고 내부 적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첨단 소재다.
현대차그룹은 틴팅 필름 부착이 법적으로 금지된 파키스탄에서 나노 쿨링 필름을 무상으로 부착해주는 시범 서비스를 했다. 이른 시일 내 양산한다는 목표다.
이민재 현대차·기아 에너지소자연구팀 책임연구원은 “국내에서는 그룹이 주도해 맞춤 제작으로 공급하는 방식, 해외에서는 현대모비스가 각 대리점에 판매하는 형태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겨울철 창문 앞 유리에 얼어붙은 눈을 녹이기 위해 뜨거운 물을 붓거나 도구로 긁어내는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금속코팅발열유리'도 선보였다.
차량 앞 유리 사이에 약 20개 층으로 구성된 금속 코팅을 삽입하면 유리 스스로 열을 만들어 겨울철 서리나 습기를 제거한다.
캐나다와 북유럽 등 혹한 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텅스텐 와이어의 경우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단점이 있다. 현대차그룹의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열선이 보이지 않고 빛 번짐과 왜곡이 없다.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48V 고전압 시스템으로 빠르게 성에와 서리를 제거한다. 영하 18도 조건에서 일반 히터는 서리 제거에 10∼20분 걸리지만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5분이면 된다. 외부의 태양 에너지도 최소 60% 차단할 수 있어 차량 에너지 효율성도 개선한다.
현대차그룹은 관련 기술을 국내외 주요 시장에 특허 출원했다. 향후 출시하는 신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정용호 현대차·기아 열에너지통합개발실 상무는 “차량은 이동 수단을 넘어 다양한 용도의 모빌리티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전기차의 겨울철 항속거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해 장거리를 주행하는 신기술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