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테크놀러지, 한화모멘텀, 로체시스템즈 등이 중국 BOE 8.6세대 정보기술(IT)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B16)에 들어갈 설비를 수주했다. BOE가 8.6세대 투자를 본격 진행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가 성과를 거두는 모습이다.
25일 중국 내 사업 입찰 정보를 공유하는 차이나비딩에 따르면 BOE는 이달 마스크 결함검사 장비, 박막봉지(TFE) 에이징용 원적외선 오븐 장비, 8세대 원장 커팅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로 각각 HB테크놀러지, 한화모멘텀, 로체시스템즈 등 국내 장비사들을 선정했다. BOE가 협상을 진행, 업체를 낙점한 뒤 단독 낙찰자를 차이나비딩에 공개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이번에 선정된 기업은 BOE 장비 납품을 확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BOE는 8.6세대(2290㎜×2620㎜) OLED 생산을 위해 630억위안(약 11조8200억원)을 투자해 중국 쓰촨성 청두첨단기술지구에 유리원장 기준 월 3만2000장 분량 OLED 패널 생산기지를 구축 중이다.
HB테크놀러지는 자동광학검사(AOI) 장비에 특화된 업체다. 이번에 수주한 장비는 마스크 결함검사 장비로, 낙찰시점을 고려할 때 AOI를 활용한 TFE 마스크 표면 불량 및 이물검사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모멘텀은 원적외선(IR)을 이용한 소성(열처리) 장비를 공급한다. OLED 기판을 가열·세정·건조하는 데 쓰이는 설비로, 회사는 이 분야 점유율 1위다. 로체시스템즈는 이산화탄소(CO₂) 레이저를 사용해 유리원장을 절단하는 장비를 맡았다.
BOE는 지난 4월 선익시스템과 아바코를 8.6세대 OLED 증착기와 증착물류장비 업체로 낙찰한 데 이어, 6월께 아이씨디, LG전자, AP시스템, 한송네오텍, 디바이스이엔지, TSE 등도 공급 업체로 선정한 바 있다.
BOE는 이 외 퍼니스, PI경화장비, 저온평판 오븐 등 열처리 분야 장비 3종 입찰도 진행 중이다. 원익IPS와 비아트론, 일본 고요가 경쟁 중으로,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이 3종 모두 공급하는 것이 유력해 국내 기업들의 수주 확대가 예상된다.
중국 패널 업체가 자국 장비를 채택하려는 흐름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선전하는 건 OLED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BOE가 처음 투자하는 8.6세대다보니 협상테이블에서 요구 사항들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특화된 기술을 증명한 것이 성과로 이어져 향후 중국 내 추가 수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