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고부가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사업을 확대한다. 인공지능(AI), 서버, 전장, 네트워크 수요에 적극 대응해 2026년 FC-BGA 매출에서 고부가 제품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황치원 삼성전기 패키지개발팀장(상무)은 최근 열린 기술 설명회에서 “AI와 서버 쪽에서 FC-BGA 시장이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AMD와 고성능컴퓨팅(HPC) 서버용 FC-BGA 공급 계약을 맺고 제품 양산을 시작했고, 이 외 거의 모든 글로벌 고객사와도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FC-BGA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에 활용되는 고집적 기판이다. 빅데이터·클라우드 시장 성장으로 AI와 서버 분야에서 고성능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 서버용 FC-BGA는 일반 PC용보다 면적이 4배 크고, 층수도 20층 이상으로 2배 많아 기술 난도가 높다.
회사는 미세 가공과 미세 회로 기술을 보유해 FC-BGA를 안정적으로 양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세화를 구현하면 전기 신호 전달 속도를 높일 수 있다. FC-BGA는 여러 층을 연결하기 위해 미세 구멍(비아)을 형성해야 하는데, 삼성전기는 A4 용지 10분의 1 수준인 10마이크로미터(㎛) 비아 가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세 회로 간격은 일반적인 8~10㎛ 수준보다 더 얇은 5㎛ 이하를 구현할 수 있다고 전했다.
황 상무는 “경쟁사보다 생산능력은 부족할 수 있지만, 기술력 자체는 뒤지지 않는다”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술 영역도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FC-BGA 시장 강자는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으로 점유율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4위 수준인 삼성전기는 미세 기술력을 앞세워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고부가 FC-BGA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