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 대출 수요가 이번 주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계속 오르는데다 금융당국이 추가 대책까지 예고해 '막차'를 타려는 신청이 몰린다.
은행권은 다음 달 1일부터 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에 들어간다. 금융위원회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다른 대출이 없는 연소득 5000만원 차주가 30년 만기 변동금리(대출이자 4.5%)로 대출받을 경우 2단계 스트레스 DSR 도입 전 한도는 3억2900만원이다. 2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 이후 수도권 주담대를 받을 경우 한도는 2억8700만원으로 4200만원 가량 줄어든다. 비수도권 주택담보 대출 한도는 3억200만원으로 기존보다 2700만원 가량 깎인다.
이미 스트레스 DSR 2단계를 앞두고 이달 은행권 대출 신청은 폭증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가계신용은 1896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넘어섰다. 가계대출은 1분기 말보다 13조5000억원 증가했는데, 지난 분기보다 16조원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했다.
이달 14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19조9178억원으로 이달 들어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아 4조1795억원 더 늘었다. 이들 은행 7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15조7383억원으로 전월 말(708조5723억원)보다 7조1660억원(1.0%) 늘었다. 저금리 기조였던 2021년 4월(9조2266억원) 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는데 이번 달 이를 뛰어넘을 기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금리가 계속 상승 중이지만 스트레스 DSR 2단계를 앞두고 대출 수요가 좀처럼 줄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 추가 대책을 예고했다. 금융위원회는 21일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에도 가계부채 증가세와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DSR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디딤돌·버팀목·보금자리론)도 DSR 산정에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일부 은행은 앞서 이 같은 방안을 적용했다. 국민은행은 7월 말 부터 2주택 이상 다주택자 주택 구입을 위한 주담대를 중단하고 갈아타기도 제한에 들어갔다. 신한은행은 이달 26일부터 임대인·매수자 소유권 이전 등 조건부에 한해 전세자금대출을 당분간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일명 '갭투자'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번 주를 전후해 다른 은행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어 선제 적용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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