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케팅 비용 증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던 하이트진로가 한 해만에 부활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시장과 증권가의 기대를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데 이어, 연간으로도 최근 4년 새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실적전망)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올해 연간 기준 2조6253억원 매출과 2109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측됐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4.17% 소폭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70%가 넘게 늘어나며 지난해 부진을 완전히 털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트진로는 이미 지난 상반기에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1239억원에 버금가는 1166억원의 실적을 내며 부활을 알리고 있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면서 새롭게 출시한 테라 라이트 등 맥주 부분에서 선방하고 있어 이변이 없는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신제품 켈리 출시와 시장 안착을 위한 마케팅 비용 급증에 원자재 가격 폭등 상황까지 겹치면서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35% 줄어드는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들어 소주 판매량 회복과 마케팅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적개선 1등 공신은 올해 100주년을 맞은 소주다. 하이트진로는 상반기에 참이슬과 진로 모두 판매량이 증가하며 점유율 60%를 탈환했고, 내수 소주 판매량이 5% 성장했다. 판매량 성장과 가격 인상 효과에 소주 매출액은 연 대비 8.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6% 늘었다. 하이트진로는 주류 시장에서 불경기에는 소주가 잘 팔린다는 공식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이후에도 소주 수출 확대와 마케팅 비용 축소 기조를 이어가고, 작년 말 가격인상 이후 원가율 개선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영업이익 증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테라 라이트가 출시 2주 만에 1000만병이 판매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고, 지난해 출시한 켈리도 1년만에 누적판매 3억 6000만병을 넘어서면서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맥주 부문에서도 조금이나마 실적개선을 거들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마케팅 비용 효율화와 소주 판매 확대 분위기를 이어가도록 할 것”이라며 “새롭게 선보인 테라 라이트, 진로 골드, 진로 오리진 에디션 등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실적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