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화석 연료 기반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적 방향족 폴리에스터의 고효율 생산을 위한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시스템 대사공학을 이용해 방향족 폴리에스터를 고효율로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 개발에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방향족 폴리에스터는 방향족 화합물(벤젠과 같은 특별한 형태 탄소 고리 구조)을 포함하고 에스터 결합을 가진 고분자로, 식품 포장재나 의료용품 등에 사용되는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생산된 천연 PHA는 내구성, 열적 안정성 등 다양한 물성을 충족시키기 어렵고, 생산 농도가 낮아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대사공학을 이용해 대장균 내 방향족 단량체인 페닐 젖산(PhLA) 생합성 회로 대사 흐름을 강화하고, 대사 회로를 조작해 세포 내부에 축적된 고분자의 분율을 높였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PHA 합성 효소 구조를 예측하고, 구조와 기능 상관관계를 바탕으로 효소를 개량했다.
이후 발효 최적화를 통해 세계 최고 농도(12.3±0.1g/ℓ)로 PhLA를 고효율로 생산하고, 30ℓ 규모 유가식 발효로 성공적으로 폴리에스터를 생산해 산업화 수준 생산 가능성을 보였다.
생산된 방향족 폴리에스터들은 추후 약물 전달체로서 가능성과 더불어 향상된 열적 물성, 상업화되고 개선된 기계적 물성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비천연 PHA 생산에서 외래 파신(PHA 생산과 관련된 단백질)이 경제성, 효율성과 직결되는 세포 내 고분자 축적분률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PHA 합성 효소를 합리적 효소 설계 방법으로 개량했다.
효소 삼차원 입체 구조를 호몰로지 모델링(비슷한 단백질의 구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단백질 삼차원 입체 구조를 예측하는 방법)을 통해 예측하고, 이를 분자 도킹 시뮬레이션과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단량체의 중합 효율이 향상된 변이 효소로 개량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시스템 대사공학을 이용해 유용한 고분자를 고효율로 생산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제시한 이번 연구가 기후 변화 문제와 최근 플라스틱 문제의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생물공학 동향(Trends in Biotechnology)'에 21일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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