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5~7월) 발표를 앞두고 증시가 관망세에 접어들었다.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과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이 국내 증시에도 단기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0.56% 오른 2716.88로 거래를 시작한 뒤 지속 하락해 전일 대비 0.14% 하락한 2698.01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은 0.84% 하락한 766.7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오는 28일 엔비디아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른 경계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5.29% 상승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총 467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높아진 상황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월가에서는 엔비디아 2분기 실적 예상치 컨센서스(평균치)를 주당순이익(EPS) 0.64달러, 매출액은 286억8000만달러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 5월 1분기 실적 발표 당시의 가이던스 280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최근 한주간 월가 컨센서스는 10% 이상 상향 조정됐을 정도로 시장 기대가 적지 않다. 이번 분기마저 컨센서스 수준의 실적을 내놓을 경우 여섯 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셈이다.
지나치게 높아진 컨센서스에 대한 부담도 크다. 다섯 분기 연속 이어진 컨센서스 상회 수준이 점차 축소되고 있어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은 이전에 비해 실적 서프라이즈 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2분기 실적 자체보다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블랙웰 및 매출총이익률(GPM) 가이던스가 대선 전까지 미국 증시와 테크 섹터의 중요한 퍼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국내 증시 역시도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따른 단기 주가 변동 가능성이 크다. 이날 삼성전자는 직전 거래일 대비 2.06%, SK하이닉스는 3.18% 각각 하락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투자자의 관망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과 3분기 예상치가 반도체 업종 뿐만 아니라 IT 업종 전반에 영향을 크게 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금까지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이 반도체 업종의 AI 투자 수혜 관점에 따른 것이었다면 3분기 가이던스는 향후 AI 투자 확대가 산업 전반으로 번지는 계기가 될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만약 엔비디아의 실적 및 가이던스가 컨센서스를 상회, 안점감을 부여한다면 향후 전망은 긍정적으로 전환될 수 있다”면서 “4분기 수요 둔화보다 내년 AI 투자 지속 및 AI 관련한 IT 기기의 교체 수요 증가, 그리고 반도체의 성장도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