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건식 전극 공정 개발을 본격화해 주목된다. 건식 공정은 배터리 업계 판을 흔들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기술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4분기 중 핵심 배터리 기지(마더 팩토리)인 오창 사업장에 건식 전극 공정 파일럿(시험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2028년부터 본격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건식 공정에 필요한 소재·부품·장비 발주를 시작했으며, 오창에서 양산에 성공하면 글로벌 생산기지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대부분 배터리는 습식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습식은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과정에서 화학물질을 녹인 유기용매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코팅 후 용매를 건조하는 반면 건식 공정은 유기용매를 사용하지 않고 고체 파우더를 활용하기 때문에 건조 과정이 생략되는 것이 큰 차이다. 건식은 설비 및 공정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데다 제조 시간, 공간 등 배터리 생산 전반에서 비용 혁신이 가능해 차세대 제조 공법으로 주목받는다.
배터리를 넘어 전기차 가격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만큼 건식 전극 공정 개발에 성공하면 압도적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와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이 건식 전극 공정 연구에 뛰어드는 이유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 발 더 나아가 입자 크기에 상관없이 음극과 양극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공정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배터리는 두 개의 전극(양극과 음극)과 두 전극 사이에서 전하를 이동시키는 전해질로 이뤄지는데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배터리가 저장하는 에너지의 양과 비용이 결정된다.
음극에 비해 다루기 어려운 재료로 만들어진 양극에 건식 전극을 적용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까다로워 고도의 연구개발(R&D) 역량이 요구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별화된 기술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다.
회사 관계자는 “건식 전극을 도입하면 배터리 제조 비용을 17%에서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경쟁력 있는 기술로 '고객가치 역량'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