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대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낼 인적 쇄신이 됐는지 의문”이라며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4대 그룹 중 현대차그룹에 이어 SK그룹이 회비를 완납했지만 삼성의 정식 한경협 활동 결정이 장기화되는 분위기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26일 준감위 정례회의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한경협의 인적 쇄신 단행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경협 회비 납부 여부를 위원들과 논의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정경유착 근본을 끊으려면 결단이 필요한데 아직도 정치인 출신, 그것도 최고권력자와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분이 경제인단체 회장 직무대행을 했고 임기 후에도 계속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 경험칙상 이상하다”며 “한경협이 정경유착 고리를 끊을 의지가 있는지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준감위가 여러 의견을 한경협에 제시했고 한경협이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경협이 국민과 기업을 위한 단체로서 활동하기 위한 여건을 충분히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한경협의 특정 자리가 정경유착의 전리품이 돼서는 안 되며 한 번 원칙이 무너지는 예외를 인정하면 이를 회복하는데 추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준감위가 회비 납부를 신중하게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준감위는 철저히 독립성을 보장받으며 활동해왔고 이는 삼성이 준법 경영을 철저히 정착시키겠다는 의지 표현”이라며 “회비 납부 역시 삼성과 아무런 의사 교환이 없고 준감위에서 독립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현대차그룹이 연회비를 납부했다. 지난주 SK그룹이 두 번째로 연회비 35억원을 납부했다. 삼성과 LG는 납부 여부를 지속 검토하고 있다.
SK그룹은 당초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가 회원사였으나 내부 논의를 거쳐 SK네트웍스 대신 SK하이닉스가 회원사로 합류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